-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로렌초 = 이전부터 생각해왔던 부분과 결이 유사한 것 같습니다. 거칠게 표현하면 갑이 기득권을 움켜쥐고 있으면서 시야를 가리고 을끼리 갈등하도록 조장하는 것 같습니다. 여혐의 세대 차이만 보아도, 당연하게 여성보다 취직 등 사회경제적 진출에서 앞서 나가고 자리잡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세대는 미약한 반면,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 전체적인 파이와 기회는 줄어들고, 그와중에 나름대로 여성의 진출 영역은 조금씩 넓어지니 20대 남성들은 이것을 역차별로 인식하고, 여기에 편승한 정치인들이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해 혐오를 조장하는 모습, 결국 해답은 사회중하층의 파이를 확보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와 기회가 넓어지는 데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쪼들리면 쪼잔해집니다. 사회적 갈등도 이러한 틀에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김스피= 레터를 읽고 피드백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회차를 쓰면서, 그리고 그간 극우나 혐오, 미디어 관련 이야기를 보며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2차세계대전 무렵 당시 한 일본인 장군이 독일 나치의 상황을 견학하고는 “정말 부럽습니다. 우리에게는 당신네에게 있는 유태인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즉, 대중들이 자신의 상황에 눈을 돌리면서도 어떤 한 점에 ‘군말없이’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적을 만드는 게 일순위라는 건데요. 오늘날처럼 세계가 과거에 비해선 비교적 평화로운 ‘세계화시대’에는 이런 외부의 적을 ‘내부’에 어떻게 만드느냐가 포퓰리즘 정치의 핵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서사의 매력이나 명쾌함을 이겨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습니다만(단순할수록 서사는 설득력이 있으니까요) 계속 이를 극복해가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있겠죠!
👤마고 = 내란과 대선을 지나오면서 극우파의 부상에 대해서 굉장히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인스피아 레터에서 이 이슈를 다뤄주시네요. 저도 극우파의 기반에는 '나와 내 동류'를 위협하는 '외부의 존재'라는 어떤 허상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 이민자를 대입하니 딱 맞아떨어지네요. 사실 이민자만은 아니겠지만요. 글로벌 시대라는 말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사는 나라들이 이상적으로 여겨졌는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고립과 배척을 해결책으로 삼는 사회로 바뀌어왔을까요? '잘 사는 것'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됩니다. 새 대통령이 뽑혔지만 이 문제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고, 그래서 응원과 우려를 함께 보내게 됩니다. 극우가 득세하는 듯 보이는 현상이 인류 문명의 한계가 아니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혼란이라고 믿고 싶어요.
⏩김스피= 아무래도 지난 회차에서 다루었던 극우파의 경우 이주민혐오에 초점을 둔 부분이 없잖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도 멀지 않은(이미 다가온) 미래라는 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대선때 이주민 혐오 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도 했었고요.. 오늘 레터(에세이 회차)에서도 관련 주제를 짧게 다루기는 했었는데(6월의 피드) 계속 관련 문제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고민해가야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익명 = 극우파 전성시대를 보고 생각났는데, 코리안 인셀들에 대한 고찰을 보고 싶어요! 거리로 나온 넷우익이라는 도서가 있는데 일본 및 타 국가들의 상황과 한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스피= 추천 감사합니다! <거리로 나온 넷우익>은 마침 저희집 책장에도 오랫동안 꽂혀있었던 책이라 반갑네요. 안그래도 최근에 장마철 대비 책장 정리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잠깐 꺼내어 훑어보았었는데요. 그들의 중심 서사란 꽤 국제적으로든, 시대를 초월해서도 의외로 ‘뻔한’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요. 그 이후에도 관련 서적들이 몇권 나왔던 것으로 기억해서 이런 책들을 살펴보며 고민해보겠습니다.
코리안인셀과 관련해서는 최근 박권일 미디어사회학자가 한겨레21에 연재를 시작한 연재물이 있는데요. 이 연재를 따라가며 읽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링크) 현재 2회차까지 연재되었습니다.
👤꽁 = 윤석열 정권의 계엄령 선포 사태를 지나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탄핵 집회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에서 더 다양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보다 혐오의 목소리에 주목하는 사회가 개탄스러웠습니다. 이번 대선 투표 결과를 보고도 저는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내란을 일으킨 당과 공개적으로 혐오발언을 한 후보가 거의 우리나라의 절반 가까이 지지를 얻었다는 사실에요. 그리고 궁금하였습니다. 대체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인가? 내가 바라는 세상은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인데 그들이 바라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혼자서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이번 레터를 보았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나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점과 고민하고 있던 점을 잘 짚어주는 레터여서 너무 고맙고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사인 잊지 말아야 할 투쟁 현장 시리즈를 추천드립니다. "결코 이주노동자의 권리와 나의 권리는 동떨어져있지 않습니다."라고 언급하신 것처럼 투쟁 현장에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와 나의 권리가 떨어져있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스면 좋겠습니다. (부끄럽게도 이주노동자에 대해 아직 아는 것이 없어 다른 노동 관련 컨텐츠를 추천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전라도는 왜 항상 더불어 민주당? 경상도는 항상 왜 국민의힘을 찍을까?
⏩김스피=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계엄 이후 노조에 가입하고 집회에도 참석을 하셨군요. 여러모로 계엄국면이 많은 시민들에게 자신의 선 자리와 사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한가지 안타까운 문제라면, 이 ‘각성’의 계기가 (우리나라에선 그간 충분히 가시화되지는 않았었던) 극우의 경우에도 똑같이 작용이 된 것 같아 보인다는 점이랄까요…콘텐츠 추천 및 주제 추천도 감사드립니다! 지역에 따라서 투표 성향이 갈리는 것은 해외의 경우도 마찬가지일텐데요(예를 들면 러스트벨트 지역은 트럼프 지지율이 높고, 진보성향이 강한 도시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식으로). 역시 그 지역보다도 그 지역에 거주하는 개인들의 집단적 성향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적으로는, 최근 대선에서 이준석 후보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투표소(지역)가 주로 직장/학교의 영향이 있었던 것과 비슷하게요. 2021년엔 아시아계 여성 시장 미셸 우가 당선될 정도로 진보적인 도시로 손꼽히는 미국 보스턴 지역이 과거에는 굉장히 보수적인 도시로 유명하기도 했듯 변화가 있을 수도 있고요. (우리나라의 경우도 대구가 과거엔 굉장히 진보적인 도시였죠/링크) 아마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도 지역별 인구 변화, 도시 구조 변화 등에 따라 정치 성향이 달라지는 경우도 충분히 더 많아질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레몬 = 최근 한국 젊은 사람들 사이의 외국인 차별, 특히 중국인 혐오가 굉장히 심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 해당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나 기사 찾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대한민국 내 외국인 혐오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던 중 오늘 인스피아 뉴스 레터를 받아서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퀴어, 젠더, 트랜스] - 리키 윌친스 / 다른 진영보다 되려 레즈비언 커뮤니티 내 트랜스젠더 차별이 제일 심한 것 같아 그게 항상 도무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 차별과 혐오를 받아본 적이 없는 집단도 아니고 같은 소수자끼리 조건을 내 걸고 벽을 세우며 사람을 가려서 받는다는 게 납득이 안 됐는데 그들이 여전히 이해가 가진 않지만 이런 현상(?)들이 생긴 배경에 대해서는 알게 돼서 의문점이 살짝이나마 해소가 되더라고요.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젠더 퀴어 혐오, 특히 퀴어 진영 내의 젠더 퀴어 혐오에 대해 다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김스피= 레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혐오’ 문제를 들여다보면, 굉장히 다양한 층위로 이루어져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 의외로 굉장히 서로 연결되어있고 쉽게(?) 해결이 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여기서의 쉽게라는 의미는 구조적 문제 자체가 해결이 쉽게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주 작은 계기로도 서로간에 이해의 가능성/지대를 넓힌다는 의미에선데요. 이 문제는 계속 중요하게 우리 삶/사회를 지배해갈 주제이기도 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가 기회가 닿는 한 계속 고민을 해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