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짧게 남겨주신 응원 메시지도 감사합니다 :) 짧게 응원만 남겨주셨을 경우엔, 별도로 취합은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로렌초 = 인터넷 정글에서 펼쳐지는 온갖 모욕과 조롱, 차별과 혐오의 문제는 이제는 전혀 새로운 주제가 아닌 시점입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sns와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 논의도 이제는 익숙합니다. 문제는 제대로 시도가 되기는 할 것인지 무기력감이 듭니다. 정치권에서 아무도 진지하게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고,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실현시킬 힘이 없습니다. 너도나도 사회가 망가지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를 누리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10년 뒤, 20년 뒤에도지금처럼 논의 단계에만 머무르고 차별과 혐오는 더욱 확산되고 있을 것 같다는 암담한 전망을 하게 됩니다. 사회의 민주주의와 공감, 배려 수준도 점점 낮아지고 있을 것입니다. 제대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요?

⏩김스피 = 로렌초님 말씀대로, 그동안 - 근 십수년 간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의 혐오 발언 등이 이슈가 되어왔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라든지 규제 필요성 이야기도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고요… 다만 제 경우는 - 혐오발언 그 자체를 차치하고라도, 오늘날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진지하게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나 자신에게 진실하게 말거는, 함께 이야기를 하고 생각을 해보자고 초대하는 글을 접할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질문이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다소 개인적인 해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 차원에서 인스피아를 기획하고 쓰게 되기도 했습니다. 비록 전체 플랫폼의 정책이나 규제에 관여를 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가능한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1인분이라도 해보고 싶었달까요😂

물론 지금도 관련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고…과연 뉴스레터라는 미디어가 (저의 조그만 뉴스레터를 포함해) - 망가지고 있는 인터넷 생태계의 ‘대안’ 혹은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꾸준히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만. 요새의 막연한 생각으로는, 어쩌면 생각보다 꽤 빨리 그 전환점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정화’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소통 방법이 인기를 얻는 식으로요. 이렇게 두루뭉술 짧게 이야기를 하자니 좀 선문답같긴 합니다만 ㅎㅎ 아직은 저도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 조만간 기회가 된다면 좀 더 구체화해서 레터에도 다루어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먼길 = 이번 회차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서로의 취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서로 못생기고 가난하고 취약한 채로도 - 완전하지 않은 채로도 - 그럭저럭 괜찮게 살 수 있다는 더 많은 서사와 이해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이 좋았어요. +)불안 다루기 연습, 재밌게 읽었습니다. ++)시대적, 사회적 불안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불안이 너무 당연해져서 숨 쉬듯 불안해서 불안한지도 모르고 사는 것 같아요.

⏩김스피 =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기쁩니다! 😄 추천주신 주제 및 책도 감사드려요. 그러고보니 - 우연히(?) 이번 레터에서 <불안세대>라는 책을 다루게 되었는데요(조너선 하이트). 이 책의 경우 인간의 보편적인 불안이라기보다는 (SNS 과잉 사용?으로 인한) 아동-학부모 불안에 초점을 맞춘 감이 없잖지만, 오늘날 불안의 상당부분은 어쩌면 인터넷에서의 경험과 떼어놓을 수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인터넷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그 경험이 과연 오늘날 우리 삶에서 어떤 결정적인 부분을 대체(하고 있는 것처럼 인식되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대면소통이 인터넷에 의해 ‘대체된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오늘날 불안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여튼 ‘불안’이라는 키워드는 비단 오늘날 뿐 아니라, 아주 먼 옛날부터 많은 학자, 작가들의 관심사였기도 하기 때문에 관련해서 좋은 책을 발견하게 된다면 한번 불안을 테마로 써봐도 좋을 것 같네요!

👤보라 = 생각해보지 않았던 관점을 보여줬어요 " 못생긴 건 기분이 어떠니? " 이 질문이 계속 머리에 맴돌아요. '누구나 당연히 완벽할 수 없으며, 완벽하지 않은 채로도 주섬주섬 살아갈 수 있다' 단점을 보이려고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드러내는 것도 다른 방법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책입니다. 전쟁의 참혹함은 여러 매체를 통해서 알수 있었는데, 여성의 시점으로 보는 전쟁 이야기. 전쟁이 끝난후 회복되지 못한 이야기 등 인터뷰 형식으로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 환경에 대해서 다루어주셨으면 해요. 환경보호한다고 종이빨대, 텀블러 등을 사용하고 있는데 과연 이게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건지 개개인이 환경보호하는것이 과연 도움이 될까? (국가, 기업이 주도 하지 않는 이상 0.1%의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김스피 = 저도 사실 <소년의 시간>을 보면서, 4부 내내 통틀어 그 대목의 그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과연 오늘날 누군가 내게 “못생긴 건 기분이 어떠니?” “가난한 건 기분이 어떠니?” “친구가 없는 건 기분이 어떠니?”…라고 묻는 경우가 있을까요? 저런 질문에 제이미는 극중 굉장히 분노를 하고 날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저는 이 질문이 어쩌면, 결정적으로 어떤 취약함을 ‘안고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결정적인 키워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게 없다면, 사실 누군가 단지 나의 정체성을 공격하는 것(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상처’를 입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 실은 어떤 사람이 짧은 인생을 살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모든 기준을 만족할 수는 없는 게 당연하고(예를 들면, 최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같은 경우는 거의 60년동안 휴가를 하루도 못갔고, 죽을 때까지 검소하게 살아서 남긴 유산이 10만원 남짓에 불과했죠), 타인이 나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하든 사실 내가 나의 삶에 만족하고 나름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면 신경쓸 필요가 없죠. 오늘날 인터넷에서 어려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혐오, 폭력적인 언사에 휩쓸리는 이유는 -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해보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그런 서사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는 할 순 없지만 - 지난 회차는 저도 쓰면서 스스로 많은 위안이 되기도 했던 회차입니다 🙂 +) 추천주신 책과 주제도 감사드립니다! 마침 환경과 관련해서는 인스피아 초반에 한번 썼던 레터가 있긴 한데요. 혹시 참고가 되실까 해서 링크를 남겨봅니다! (친환경 제품의 배신)

👤벽돌 = '육각형'에 맞는 사람은 소수일테지만, '육각형'만 부각되는 세태에 인스피아 글 덕분에 위로와 희망을 봅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주인공 펄롱도 생각났고, 최근 개봉한 마블 영화 <Thunderbolts*>도 생각났던 글이네요. 취약함에 매몰되어 살아 흑화한 센트리를 구하는 또다른 취약한 서사가 있는 엘레나와 등장인물들의 생각났네요.

⏩김스피 =오, 추천 감사드립니다! 안그래도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좋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어서, 언젠가 꼭 읽어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벽돌님께서 지난 회차와 관련해 추천주시니 더 궁금해지네요😄 썬더볼트도, 제가 마블 세계관을 잘 몰랐다보니 그런 컨셉인지 몰랐는데 소개주신 내용을 보니 궁금해집니다! 말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