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힘나는 응원의 말씀도 항상 감사드려요. 마지막 항목(김스피에게 할 말)에만 적어주신 경우엔, 감사히 읽고 별도로 코멘트는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도아 = '요약'에 대해 저도 더 진지한 사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레터에서도 김스피님의 추가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요약'. 최근에 논픽션 도서들을 많이 읽으며 "누가 요약 좀해주면 좋겠다."며 투덜댄 적이 있습니다. 저번 레터에 더해 이번 레터를 읽고 '좋은 요약'과 '긴 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전 회차에선 요약은 역시 글을 해치는 일이야! 라고 단순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글을 읽고는 '요약'에 강점과 특징을 알고 줄어들어야할 안 좋은 습관이 아닌 때에 따라 활용가능한 말하기 방식처럼 느껴졌습니다. 좋은 글(긴 글)을 요약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요? 이미 좋은 글에서 더 좋은 부분을 찾기 위해 나머지를 버린다니 아깝게 느껴지기도 '그렇게 남은 부분은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할까?'는 호기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식으로 보면 요약은 작품을 읽는 또다른 재미있는 방식처럼 느껴집니다. 같은 작품을 읽고 요약한다면 그 사람은 이 글에 어떤 부분에 주목했느냐를 간접적으로 알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 <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 글에 나온대로 이미 요약된 글의 대표적인 것이 에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비문학 위주로 읽는, 어쩌면 효율적인 독서를 추구하는 사람이었는데요. 최근, 다시 한번 문학에 빠져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어차피 타인의 삶의 요약본 밖에 보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 작가의 삶의 정수를, 긴 시간 속에서 기록하고 싶었던 경험과 생각을 찬찬히 음미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인간복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최근에 '미키17'을 보았습니다.(스포일러가 조금있어요..!) 봉준호 감독님 영화답게 전하는 메세지가 많더군요! 나와 같은 기억, 같은 생김새를 고유하는 존재는 똑같은 '나'일까? 법적인 처벌은 같이 받아야하나? 등등 궁금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에 더해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작중 미키의 연인인 나샤만이 그가 새로운 몸으로 프린트 될 때마다 하나의 '미키'로 보고 한결 같이 사랑했는데요. 복제인간을 대하는 나샤의 특별한 시각이 "사랑"으로부터 온 것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저라면 언제든지 프린트해 되살릴 수 있는 인간을 소모품으로 여기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나샤처럼 그를 소중한 존재이자 인간으로 꾸준히 여길 수 있을까요? 생각이 많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김스피 = 실은 지난 레터(에세이 회차)를 쓰면서 저 혼자만 너무 관심 있는 얘기를 늘어놓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도아님께서도 ‘요약’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고 계셨었다니 - 반갑기도 하고 안도의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우리가 [요약]이라는 단어를 굳이 사용하지 않았다 뿐이지 많은 경우 좋은 글들은 기본적으로 ‘요약’의 요소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쓸데없는 중언부언은 최대한 솎아내고, 읽는 사람을 상상하면서 한글자 한글자 닦아 쓰는 것이죠. 통상 그런 일은 문학(시, 소설 등)만의 것으로 여겨지고는 했는데 저는 논픽션적 글쓰기에서도 그런 태도가 오늘날에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애초에 글쓰기의 목적이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기 위한 것인데, 논픽션이라고 ‘진지한 소통’의 태도가 불필요할리는 없으니까요!
사족(?)이지만, 흥미롭게도 - 오늘 레터에서 다룬 앨버트 허시먼의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에도 서문을 보면 그가 *‘이 책은 내가 이런저런 사례, 연구, 이야기들을 덧붙여서 벽돌책으로 만들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어~’*라는 식으로 말하는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물론 경우에 따라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필요한 경우엔 당연히 긴 내용도 필요하겠지만, 조금 더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려는 마음이 간절할 때는 요약을 해서라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균형의 문제겠죠.
+추천주신 주제 및 책도 감사드려요. 함축적이고 간결한 에세이는 사랑이죠! 😄 <미키17>은 보고싶었지만 영화관에서 못봤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번 직접 봐야겠네요.(스포일러는…이미 SNS눈팅하다가 오백가지 버전으로 당해서 괜찮습니다🤣ㅎㅎ)
👤Rad = 지난번 레터를 너무 잘받아본 터라 ‘발송사고라니?!’하며 놀랐는데 발송시간이 늦춰졌었군요! (정보오류가 있었나 했습니다ㅎㅎ) 그만큼 스피님이 생각하는 바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이 많으셨다는 것이겠죠. 과거에 일어난, 혹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을 ‘전부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책과 글은 쓰는 이의 관심사와 필요에 의해 선택된 내용만 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여기에 ‘사랑’의 마음이 녹아있다는 관점을 접하고 머리를 맞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번 레터를 통해 사랑을 녹여 최선을 다해 쓴 글은 아무리 복잡해도 읽는 이의 마음에 반드시 가닿는다는 것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통해 무엇을 가장 전달하고 싶은지 고민하지 않고 성의없이 그저 ‘요약’만 된 글은 길이에 상관없이 마음에 와닿지가 않아요.) 지난 레터에서 <황금시대>에 대해 ‘그의 요약은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하기 위한 요약이자, 더 많은 세계로의 문을 열어주기 위한 요약이었습니다.’라고 하셨는데 저에게는 인스피아가 <황금시대>와 같은 존재입니다ㅎㅎ 보내주시는 레터를 읽고 이리저리 생각을 굴려보는 게 아침 시간의 큰 즐거움이에요. 항상 감사합니다.
⏩김스피 = ‘발송사고’라는 말의 어감이 너무 강했나봅니다. 놀라셨다면 죄송해요!🤣 그런데 사실, 뉴스레터는 윤전기(?)에 제시간에 맞춰 기사를 넣어야 한다거나 하는 시간 제약도 없었는데도 3년반 넘게 레터를 쓰면서 그간 6시반을 5분이라도 넘겨서 발송버튼을 누른 일이 단 세번(그중 한번은 스티비 서버 전체 오류니까…원고 마감을 조금 넘긴 것이 딱 두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중 하나가 지난 회차였습니다ㅠ)뿐이라 제 개인적으로는 꽤 큰 사고긴 했습니다 😭 그만큼 고민을 많이 했던 회차이기도 하고요!
오늘 레터(지브리AI)를 쓰기 위해 재런 러니어의 책을 읽다보니, 과거 웹1.0 이전의 시절에는 훨씬 더 개개인의 개성과 독창성, 헌신이 돋보이는 글 및 콘텐츠들이 많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오늘날에 그런 글/콘텐츠들을 접하기 위해선 과연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일단은 저는 뉴스레터가 그 실험의 가장 선봉에 있는 매체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물론 뉴스레터도 나름이겠지만요! 우리나라에선 대체로 큐레이션 레터가 유행이지만, 최근에도 유료 구독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고있다는 서브스택의 경우에는 대체로 에세이나 칼럼 등 ‘글’이 인기라고 합니다.)
여튼,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저도 사람이다보니(😂) 매번 모든 분들의 기호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고, 다소 부족한 회차가 있기도 하겠지만…적어도 저 스스로는 느슨해지지 않고 최대한 같은 태도와 텐션으로 해찰(!)을 이어가보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핑 = 얼마전에 돈키호테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지요. "요약이란건,.. 그러니까 원래의 내용을 줄여서 누군가에게 전달한다는 건 가능한건가?" 그리고 다음에 읽은 것이 마담 보바리 입니다. 컨텐츠에 대해서는 (심지어 몇백년 된 소설이라도) 가능한한 스포없이 즐기려고 하고있기 때문에, 저는 플로베르도 보바리도 전혀 모르는 상태로 뻑뻑한 진흙밭을 걸어나갔는데요, 언제나 처럼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려고 노력하면서도 스토리에 설명되지 않는 너무 많은 것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고전을 혹은 소설을 요약한다고 하는 것은 얼마나 잔인하고 무식한 행위인가? 혹은 요약이라는 것은 얼마나 끝이보이는 제한적인 시도인가?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당연하게도 요약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 저는 어떠한 사실과 의견도 제 스스로의 견해에 비추어 생각해보고 이해하지 않으면 - 그러니까 간단하게 만들지 않으면 - 절대로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전체에서 일부 (그것이 핵심적인 일부이던, 줄거리이던, 어떤 구절의 어떤 표현이던) 만을 받아들이고 소화시킵니다만, 당연히 그 전체를 통채로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우리는 어떤식으로든 편식하여 이해하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할 때도, 어떤 단어 어떤 문장을 남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데, 그것을 완전히 전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없기에 "언어"라고 하는 체계를 빌려/만들어 쓰고 있듯이, 우리는 그 남의 언어 조차도 다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고, 우리가 이해한 줄기들에 편견을 입혀 기억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요? 즉 우리는 요약하는 존재들일 수 밖에 없지 않나? 이런 생각들이요.
+)고전을 읽고 있는데 보바리 이후 한동안 뜸했습니다.
++)스피님은 글 쓰실 때 AI를 사용하시나요? 우리가 더이상 암산을 하지 않듯이 앞으로 글을 쓸때도 AI없이는 글을 쓰지 않게 되는건 아닐까요? 아니 글을 쓴다는 자체가 뭔가 생략해도 되는 행위가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