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마고 = 저는 논픽션보다는 만화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야말로 '비효율적 독서'의 끝판왕이죠. 하지만 짧은 글, 요약된 글, 효율적인 글보다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가 많고 두번 세번 읽게 되는 글에서 더 많은 것을 얻는다고 생각해요. 극단적으로 짧고 효율적인 요약을 선호한다는 건 사람들이 그만큼 시간이 없어도 뒤처지지 않게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어요. 자신의 관심사나 정말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조차 생각해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으니 말이죠.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에서 느긋하게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최근에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라는 아주 낯선 불가리아 작가의 소설 <타임 셸터>를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해 과거를 재현한 공간을 만들어 환자들이 그곳에서 생활하도록 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하는 소설인데요. 결국은 이것이 확장되어 국민 투표를 통해 국가 단위로 과거로 돌아간다는 기막힌 전개가 이어져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개념, 그리고 과거란 얼마나 미화되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소설입니다. 대한민국의 현 시국과도 겹쳐서 꽤나 몰입해서 읽었어요.

⏩김스피 = 논픽션보다 만화와 소설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반대로(?) 주로 논픽션을 읽는 편이라 신기합니다. (실은 인스피아를 시작하기 전에도 거의 논픽션만 읽었던 것 같긴 합니다만…! 오랫동안 논픽션 위주로 읽다보니 또 소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어쩌면 논픽션보다도 픽션이 더 ‘비효율적 독서’라고도 할 수 있을텐데요. 하지만 세간의 기준이 아닌, 어떤 사람의 내면과 생각을 풍성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는 측면에서는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설정이 엄청 대단하고 흥미롭네요. 소설 추천도 감사합니다! 😊

👤고구마 = 재밌고 좋았습니다 안좋은 일 떄문에 우울해져 있었는데 다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었습니다. 평소에 긴 댓글을 보고 '한줄 요약좀'이라고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무척이나 싫어했는데 그 이유를 알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레터를 읽고 그런 사람을 싫어했던 이유가 댓글을 쓴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줄요약좀, 한줄요약좀 이라고 외치며 은근히 원글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양귀자- 모순 /인생의 진리를 얕게나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 비혼 여성의 노후대비

⏩김스피 = 나는 열심히 정성들여 말을 하고 있는데 ‘한줄 요약 좀’이라고 하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나곤 하죠. 만약 소통이 쌍방의 일이라면, 듣는 사람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한편, 저는 지난 레터와 이번 레터(오늘 보내드린!)를 통해 - 말을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자세와 헌신에 대해서도 곰곰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몰입해서 쓰다보니…누구를 향해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제 스스로 어떤 글을 읽고 쓰고 싶은지에 대한 글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만😹, 여튼 우리 사회에서 좀더 다양한 이야기들에 대해 복잡하고 재미난 소통이 오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레터를 적어보았습니다.

ps.남겨주신 응원 말씀도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ㅎㅎ) 발행될 때마다 가볍게 읽기는 주제나 분량이 꽤 부담이 되는지라, 종종 떠오르실 때나 여유가 되실 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희비스커스미디어 = 감동적이었다. 감동은 소모된다던데, 오늘치 감동을 소모해버린 것 같다 > 불안? > 즐거우면서도 불안함. (공학)주성분분석이라는 데이터의 차원 축소법. 수학적으로 아무리 옳고 효과적으로 정의되어도, 차원 축소를 하는 의도(단지 절약만이 아닌, 어떤 것은 축소하고, 어떤 것은 남기는가)에 대해 정답은 없을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낌 +)무질서와 질서 사이에서(복잡계 물리학자), 우연과 필연(생화학자, 유전학자), 과학자의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사람은 정말 일하고 싶어할까? 놀고 싶어할까? 땀을 흘린다는 것은? 둘 다 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놀다가 일하다가 놀다가 일하다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확신을 갖는 법은?

⏩김스피 = 레터를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도, ‘오늘치 감동’이 정해져있지는 않을 거예요!😭 제 경우엔 오전에 좋은 걸 본 날에는 왠지 하루 종일 기분이 좋더라고요. 희비스커스님께서도, 만약 즐겁게 편지를 읽으신 날은 하루가 더 즐거우시길 기원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매번 레터에 즐거운 내용을 적진 않긴 하지만요…😹)

‘해찰’ 코너에 적어주신 내용은, 아무래도 제가 공학쪽은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완벽하게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 ‘요약’이라는 키워드에서 데이터 축소법으로 이어지는 해찰이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일’과 ‘놀이’라는 키워드도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과거 노동과 여가 각각에 대해 레터에서 다루어본 적은 있는데 그 밸런스에 대한 회차도 기회가 된다면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s.흥미로운 책 추천 및 응원의 말씀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