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수아 = 평소 걷는것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산책이라는 주제가 반갑게 다가왔어요. 소음에 대한 내용이 요근래 층간소음에 대해 생각하던 저에게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집 바로 앞 신축건물이 지어지고 있는 공사장 소음, 새로 이사온 윗층의 소음들에 짜증이 솟던 요즘, 그러다 문득 새벽에 가까운 이른 아침 출근준비를 하며 머리 말리고 청소기로 슝 머리카락을 정리하는 저를 보며 ‘아 나도 똑같이 소음을 내며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구나’ 느꼈습니다. 레터에서 소개해주신 산책자의 작가처럼 실랄한 비판을 가하다 그 잣대를 나에게 가리켜보니 나도 똑같다난걸 느끼며 공감도 느끼고 그동안 들어온 소음들에 덜 화낼 수 있겠다 싶습니다(화가 안날 수는 없겠죠 하하) +)마땅히 읽고싶은 책이 없으면 저는 유유출판사의 <단단한 영어공부>라는 책을 몇번이고 읽습니다. 그동안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를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해주고 그에따른 유용한 공부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곱씹듯 읽습니다
⏩김스피 = 으엇…공사장 소음과 층간소음은 정말 견디기 어렵긴 하죠. (😭) 특히 층간소음은…정말 정도가 심하다면 큰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요. 사담이지만 제경우는 1년전쯤 새벽시간 층간소음이 두달 정도 계속돼 불면증이 올 정도였는데, 원인 특정이 안돼서 혼자서 간식주머니를 들고 가가호호 온 집을 방문하고 다니기도 했답니다 ㅎㅎ…결국은 잘 해결이 되었는데요(해결이 될 수 있는 종류의 소음이었습니다). 당시 방문을 하고 다니다보니, 저도 거의 집에선 잠만 자는지라 바로 윗층 아래층 세대 주민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그게 처음이더라고요. 소음 때문에 만나긴 했지만, 서로 초콜릿과 편지같은걸 주고받으면서 처음으로 옆 윗집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 경험을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보며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만약 소음이 아니었다면 얼굴을 한번도 못볼 가능성도 있었겠죠..!!
+책 추천과 응원의 말씀도 감사합니다! <단단한 영어공부>(을 비롯해 김성우 선생님의 책들)은 저도 참 좋아하는 책인데요! 추천주신 김에 오랜만에 다시 한번 꺼내어 읽어봐야겠습니다 😊
👤도시산책자 = '도시산책자'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평소 산책(과 여행)을 즐겨하는 사람인지라, 이번 레터 너무 좋았습니다! 저도 산책을 좋아하는데 도심에서는 산책보다는 그냥 목적지로 걷는다..의 느낌만 받을 수 있어서 아쉽습니다. 요즘 인스피아에서 소개해주신 책들을 한 권씩 살펴보는 걸 낙으로 삼고 있는데, 오늘 소개해주신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옛날에 살았던 사람들의 눈으로 본 세상이 늘 궁금한 사람으로서.. 취향에 맞는 책을 또 알아갑니다:) 흥미롭게 읽고 있다가 마지막에 SNS랑 엮어지는 부분에서 크게 감탄했습니다.. 이런게 해찰이고 인사이트구나 싶었어요. 저 또한 요즘 SNS의 알고리즘과 자극적인 콘텐츠를 탓하기만 했는데 그럼에도 못 끊는 이유는 역시나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빠른 소식(인스타그램이 없으면 놓치는 재밌는 소식/필요한 정보가 너무 많은 게 아쉽긴 합니다. 선택권이 없는 느낌이랄까) 과 사람들과의 연결이었거든요. 득과 실이 있는 만큼 그걸 받아들이고 산책하듯 SNS을 사용해봐야겠습니다ㅎㅎ 주제는 벗어났지만 SNS에 대해 요즘 해 보았던 생각인데요.. 모두가 SNS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잖아요! 그래서인지 점점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적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할것도 볼것도 많아지며 한 명 한 명이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또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려줄 수 있고, 또 그것이 세상을 더 재밌고 다채롭게 만들어준다고 생각은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아주 약간은.. '실제 만나서' 대화를 할 때도 일방적인 소통을 하는 것 같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리는 것처럼요) 이것이 정말 SNS의 영향일까??싶기는 하지만 한번 공유해보고 싶어 남겨봅니다. +)가장 최근 마무리 한 책은 '취향은 어떻게 계급이 되는가'였습니다. 사회학 이론과 엮어 어떻게 취향이 만들어지고 주변에 영향을 받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여행을 엄~청 좋아하는 20대인데요. (지금도 해외에 거주중이구요!) 전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 만큼 여행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한동안 특히 20대들 사이에서 '여행 붐'이 불었습니다. 정말 방학 때 친구들 모두가 유럽에 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그 붐이 슬그머니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냥 돈 낭비, 현실로의 도피가 아닌가라는 의견도 종종 보이고요. 두루뭉실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한 인사이트가 궁금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행은 시야를 넓히는 일이 맞고, 그것에 대한 이유도 스스로 생각하여 정리해두기는 했지만 요즘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꽤 늘어난 것 같아서요. 몇 년 전의 여행붐도 지나가는 유행의 일종이었던 걸까요?
⏩김스피 = 레터를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책을 좋아하신다면,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도 정말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꼭 산책이 소재가 아니더라도, 글 자체가 정말 소박하고 흥미롭게 잘 쓰여져 있어서 페이지가 넘어가는 걸 아까워하면서 읽었습니다😄
원래는 지난 에세이를 쓸 때 산책 부분까지만 쓰고 마무리를 하는 편이 깔끔하지 않을까…도 생각했었는데(이미 <산책자>를 다룬 파트까지만 해도 분량이 많았거든요 ㅎㅎ) 결국 제가 계속 신경이 쓰였던 SNS 관련 문제까지 생각을 뻗어가보았습니다. 저 역시 평소 자극적인 SNS 탓을 많이 하곤 했는데,…그리고 사실 이문제도 여전히 굉장히 중요하다곤 하지만 그래도 SNS 자체를 ‘없애고 마치 그런 게 없었던 것처럼 돌아가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우리가 오늘날 우리 몫의 소음 안에서 신호를 발견하려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산책자의 역할일 것이고요!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적어지고 있다는 말씀에도 공감합니다. 미디어가 우리의 소통 방식(꼭 온라인에서가 아니더라도)을 바꾸고 있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 추천주신 책과 주제도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여행 관련해서는 코로나 영향이 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확실히 코로나 이전에 비해 해외 여행 자체가 트렌드에서 많이 멀어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가는 사람이 없다기보다는 과거처럼 누구나 가는 추세는 아니라는 점 정도로요. 통상 여행 트렌드를 선도(?)하던 젊은층의 삶(경제적이든 문화적, 사회적이든…)이 더 팍팍해진 게 이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오늘날의 젊은층에게는 더이상 낭만, 여유 등이 기대되지도 허용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정말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말이죠…
👤라크 = 흥미진진했습니다. 매번 그렇지만 오늘 좀 더 그랬네요. 산책을 즐겨하면서 소음이 방해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것 같은데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 듯 합니다. 무디기도 한 편인고. 도시의 삶만이 전부인거 같기도 하고. 다시 소음에 한번 귀 기울여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것들도 세상을 이루는 상수이니까요. +)지난주 추천해 준 평균의 종말을 슬쩍 들추어보다가, 가성비 시험에서 가성비 채용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지금 채용에 드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컨텐츠를 한번 구상해주시면 어떨까요. 구직자는 시간이라는 비용을 구인자는 돈이라는 비용을 너무 많이 쏟고 있는데 공정성이라는 테마 아래에 너무 많은 비용이 관련 업계로 들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는요. 지난 주 글을 읽다가 연결이 되었네요. ++)여대의 존재에 대한 깊은 해찰을 한번 부탁드립니다.
⏩김스피 = 레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음에 대해서는 대체로 두가지 반응인 것 같습니다. 아예 신경을 쓰지 않거나, 혹은 너무 예민해서 아예 귀를 막아버리는 것이죠. 하지만 이 두쪽 모두 ‘듣지 않는다’는 차원에서는 동일하기 때문에 가끔은 소음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재밌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
<평균의 종말>은 정말 여러모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독특한 책이었는데요. 라크님께서 말씀주신대로, 인사/HR 차원에서도 정말 많은 비효율을 낳게 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새삼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과연 ‘지금 이 순간에도’ 회사들은 합리적으로, 가장 그 직무에 맞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뽑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요. 혹자는 회사가 ‘이기적’이므로 당연하게도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뽑는다고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그런 경우가 오히려 드물지 않나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측면을 조금 더 파고들어보아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추천주신 주제에 대해서는 기회가 된다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느림보 = 소음에 대한 폭넓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소음중에 나도 포함된다는 생각의 확장이 좋습니다.
⏩김스피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회차 레터의 내용과도 조금 연결이 되는 것 같기도 한데요. 우리가 서로 제각기 조금씩 소음을 내고, 또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자각을 하게 되면 타인에게도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