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차찬탱 = 세상에 쓸모없는 건 별로 없다는 걸 확인하는, 약간은 서글프지만(눈앞의 쓸모가 너무 강조되는 세상이라 그런 걸까요) 그래도 따수운 회차여서 굳이 피드백을 남겼습니다. 누군가의 수고로움, 누군가의 헌신, 누군가의 기여, 누군가의 사랑, 누군가의 집요함이 세상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또 반드시 누군가는 그에 기대게 된다는 걸 새삼 확인하는 회차였어요.

⏩김스피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책’이라든지 ‘예술’의 이야기는 아니더라도,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을 쏟아 무언가를 만들고 베푸는 순간(선물같은 순간)엔 왠지 모르게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베푸는 본인에게도,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주고요. 그런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난다면 좋겠네요!

👤아이쿠, 10월이 지나갔네 = 재미있었어요. 지인에게 소개를 받고서 구독을 하고, 3번째 받는 레터입니다. 우연하게도 모두 독서와 관련이 된 레티였습니다. 출판사 취직을 지망하는 사람이라서 오늘 레터를 받으면서 "인스피아가 출판사 레터였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아닌 거 압니다.) 그렇지만 출판사가 아닌 곳에서도 해당 지난 시기의 이슈가 내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법한 일이었고 그 사실에 참 기뻤습니다. 그럼 다음에 받게 될 4번째 레터도 기대하겠습니다. 끝나가는 가을, 찾아오는 겨울. 힘내세요. +최근에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을 봤습니다. 우정이라는 주제는 흔하고. 이성애 여자와 동성애 남자의 우정이라는 것도 클래식적이죠. 하지만 그 클리셰를 로맨스적인 시야가 아닌 우정의 시야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았습니다. 설득하는 방식이 여러 면에서 깔끔하고, 납득이 갔고.... 결정적으로는"대한민국, 서울 거주자, 20대 인간 두 명"이라는 설정을 고유의 배경과 설정에 잘 맞아 떨어지면서, 같은 20대로서 공감이 가는 것이 많았습니다. 작품 중에 우리는 서로의 1순위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결혼을 하고, 그 배우자가 1순위가 되는 것이 당연했지만. 서울에 거주하는 20대와 30대 절반이 비혼인 상태라는 말처럼. 현재는 과거의 말이 절대적인 것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것이 사랑이 덜 중요해진 세상이 되었다보다.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많아진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랑만큼 우정을 논한 '대도시의 사랑법'이 마음을 울렸고,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구구절절. 당장 이틀 전에 본 콘텐츠라서 생각나 적어봅니다. 정말 재미있어요!

⏩김스피 = 안녕하세요! 소개를 받고 구독을 시작하셨군요. 반갑습니다!😃

그나저나 말씀하신대로입니다 ㅎㅎ 지난주에 레터를 쓰면서 새삼 10월을 돌아보니까 ‘너무 책얘기만(?)’한 것 같더라고요. 정말로 출판레터인가 싶을 정도로요(🤣!!) 그런데 또 2024년 10월을 책얘기라든지 문학얘길 안하고 어떻게 그냥 지나가! 싶기도 해서…결과적으론 뭐 먼훗날 돌아보더라도 그럴만한 선택이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 이번 레터는 좀 생뚱한 주제인가 싶긴 한데 어떻게 즐겁게 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랑이 덜 중요해진 세상이 되었다기보다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많아진 세상”이라는 말씀이 정말 가슴에 와닿네요. 그러고보니 미국의 젊은 세대들도 과거에 비해 사랑 이야기보다는 우정 서사를 선호한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기도 합니다. 추천 감사드려요! <대도시의 사랑법> 드라마는 조만간 꼭 봐야겠네요.

👤익명 = 생각해보니 저도 과시용 도서를 위해 산 책이 있었습니다(!) 독립서점 구경하러 갔다가 빈손으로 나오기 뭐해서, 평소에는 절대 읽지 않을 물리학 책을 한 권 샀는데요. 그 책을 읽는 모습을 딱히 남에게 보여주지는 않지만, 한 문장 한 문장 이해하기도 어려운 책을 읽는 제 스스로가 멋있어 보여서 도전했었습니다. 비록 몇 장 못 읽고 방치해뒀지만...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김스피 = ‘딱히 남에게 보여주지는 않지만…스스로가 멋있어보여서 도전했었다’는 말씀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그간 제가 텍스트힙 트렌드 관련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그런 측면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보았는데, 말씀해주신 대목을 읽고 무릎을 쳤습니다. 그렇죠. 실은 ‘멋있어보인다’라는 것이 꼭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 뿐 아니라, ‘나에게 멋있어보인다’는 측면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 독서기록앱이나 독서메모를 꼭 남에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열심히 적으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흥미로운 말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

ps.저도 보통 온라인서점에서는 가장 실용적이고 내게 필요한 책들(?)을 구입하곤 하는데 독립서점에서는 보통 가장 평소에 안읽을만한, ‘텍스트힙적인(?)’ 책을 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왤까요…(실은 최근에도 잔뜩 사왔읍니다🤣) 아마 계산해주시는 점원이 바코드를 찍는 2초동안만이라도 좀 멋져보이고 싶은 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나의 ‘원래 취향/반경’에서 벗어난 무언가에 접할 기회(설령 책등만 읽거나 앞의 몇장만 읽는다하더라도)가 도무지 평소에 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프라인 서점이 갖는 위력은 대단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