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간단하게 응원 말씀 남겨주신 경우도 잘 읽고 있습니다!!🥰이 경우는 따로 취합하지는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망 = 대자보 - 은닉대본 - (만화) 생각풍선 으로 연결한 점이 너무너무 좋았어요. 어렵고 복잡해보여 차마 접근하기 부담스러웠던 주제들을 풍부한 참고문헌과 익숙한 표현으로 바꿔 진입장벽을 낮추는 게 인스피아의 큰 장점이라 생각하는데, 이번 회차에서 특히 더 느꼈습니다! 정말 멋있어요 이번 회차를 보면서 최근 유행하는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이 많이 생각났어요. 환승연애 같은 연애 프로그램이나 더 커뮤니티처럼 정치 서바이벌, 유튜브에서 쉽게 보는 썰플리 같은 일반인 인터뷰 등등.. 제작 차원에서 섭외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생각풍선이 나오는 일반인 프로그램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연결되고 싶다는 시청자의 마음이 반영된 게 아닐까 싶어요. +)이번 회차와 연결된 작품으로 켄 로치 감독의 영화와 EBS 위대한 수업 "켄 로치" 편을 추천합니다. 매소외된 시민들이 어떻게 공동체를 만들고 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매 작품 이어져서 어느 영화를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꼭 고른다면 가장 유명하고 OTT에서 찾아보기 쉬운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추천합니다ㅎㅎ

⏩김스피 = 실은 <은닉 대본>을 읽고서 ‘이걸 대체 어떻게 레터에 써야하나…’하고 흐름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용이 너무 난해하거나 해서가 아니라, ‘은닉 대본’이라는 단어가 너무 낯설 것 같아서 고민 끝에 ‘생각풍선’이라는 말로 갈음해보았는데 좋았다니 넘 다행이네요!) 안그래도 ‘더커뮤니티’는 주변에서 워낙 추천을 많이들 해주셔서 언젠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일반인 출연 예능에 대해 그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겠군요! 저도 공감합니다. 물론 아주 내밀한 생각까지 나오긴 힘들긴 하겠지만, 분명 그런 프로그램을 ‘보고싶어 하는 (시청자의) 마음’엔 망님께서 말씀하신 생각풍선 공유에의 욕구, 소통에의 욕구가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콘텐츠 추천도 감사합니다! 마감 끝나고 보려고 당장 북마크 해두었습니다😎

👤익명 = 너무 잘 읽었습니다. 첫 구독인데, 매주 수요일이 기다려질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최근에 읽은 것은 아니지만 "사회가 가둔 병"(정신건강복지혁신연대)을 추천합니다. 정신장애인과 함께 사는 방법을 새롭게 찾을 수 있는 책입니다.

⏩김스피 = 첫 구독이셨군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주 수요일 발행은 아니고, 올해부터 매달 첫째, 셋째, 마지막주 수요일에 편지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4월은 총 수요일이 4번 있으니 첫째, 셋째, 넷째주 이렇게 세번 발송이 됩니다 😄 <사회가 가둔 병> 책의 추천도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최근 관심이 있는 주제인데, 추천주신 덕분에 좋은 책을 읽을 수 있겠네요!

👤재이 = 최근 제 가장 큰 관심사가 '들리지 않는 말'과 '할 수 없는 말'이었는데, 마침 오늘 레터의 주제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아 반가웠어요. 사람들은 왜 말할 수 없는 걸까요? 은둔의 이유가 "세상에 존재하는 방의 숫자만큼 다양하다"고 말한 글 속 한 문장처럼 이 이유도 다양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몰이해라고 생각했어요. 말해도 공감받지 못하고(누칼협이나 파업 대자보에 쓰인 모욕), 설득하지 못하며(설 연휴의 뉴스레터 속 '민감한 대화'처럼요) 건강한 대화에 실패할수록 입을 닫아 버리게 되는 것 같거든요. 이 원인은 또 우리에게 남의 말을 들어 줄 만큼의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고, 결국은 계속 악순환되는 것 같아요. 이 고리를 끊기 위해 '들리지 않는 말'에 더 귀기울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스피아를 받아 보기 시작한 지 이제 거의 두 달이 되어 가는데 피드백은 처음 드려 보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해요! 맺음말이 아쉬울 만큼 아껴 읽고 있어요.

⏩김스피 =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진솔한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에는 ‘청취자(듣는 사람/수용자)’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교실이 유독 질문이 없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는 ‘질문’자체를 모욕,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있었고요. (관련해서 과거 신지영 교수가 썼던 칼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발언이 안전한 대학 강의실 만들기]https://www.thecolumnist.kr/news/articleView.html?idxno=1723) 다만, 사회의 차원에서보면 결국은 발화자가 또 다른 맥락에서는 청취자가 될테니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능력’만큼이나 ‘듣는-연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빵 = 생각의 전개가 저와 사뭇 달라서 아? 하면서 읽었어요. 서론을 읽었을 때 저는 '슬픔과 불만을 함께 나누기가 힘들어서 귀를 닫는 주변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이태원 참사, 전세사기 피해자 등등.. 불편한 이슈에 대해서 - 저를 포함해서- 더 생각하기 싫은 모습을 떠올렸어요.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는 주체가 아니라 그 목소리를 들을 사람들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된 것이지요. 그것은 비단 그 모든 불편한 사실이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당사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서는 아닌 거 같아요. 그건 나의 책임일 수도 있고, 우리 사회적 문제일 수도 있는데, 그냥 듣기 싫은 거예요. 불편하니까. 저는 이게 기후위기 같은 불편함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피곤하거든요. 그런 말을 듣는 건. 차라리 명확한 솔루션이 있는 문제라면 그나마 나은데(해결책을 같이 논의할 수 있으니까), 이해타산이 복잡하게 얽혔다거나 하는 문제라면 당장 내 코앞의 당면한 문제만 보기에 급급하거든요. 그러니까 적극적으로 경청하기를 나서지 않고, 그냥 아이구 한숨 한 번 쉬고 그렇게 흘러보내는 것 같아요. 예전에 도덕성 실험 관련해서 신학과 학생들 대상으로, 길에서 무거운 책 더미를 옮기다가 떨어뜨린 사람을 돕는지 사회과학실험을 했었다는 게 생각나는데요, 사람들이 책 줍는 걸 도와줄 때는 바쁘지 않을 때.. 여유가 있을 때라고 하더라고요. 지난 인스피아 레터에서 '여유' 이야기를 했던 것도 떠오르네요. 불편함을 감수하고 직면하는 여유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인간의 도덕성과 관련 유명한 트롤리 문제를 토대로 만든 게임 <아마겟돈의 광차>를 유튜버가 플레이하는 걸 봤는데 재미있었어요. 이타주의, 이기주의, 공리주의 등 다양한 철학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https://youtu.be/j-mQckfIwzA?si=ngMjs0tmZobHODg0 김지원 작가님의 저서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을 드디어 읽었는데요, 책덕후라면 읽어볼 책이라고 생각되네요. ++)최근 멀리서 유통되어 들어오는 많은 음식들이 품질이 굉장히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무역업에 종사하셨던 분 말씀이었는데 좀 충격적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고춧가루를 비위생적으로 말려서 국내에 들여오고 참기름 만들 때 폐사해야 할 기름을 한 번 더 압착해서 짜낸 상태 안 좋은 기름으로 만들고.. 카더라인지, 그 분이 무역업을 이제 떠나있기 때문에 지금은 과거와 다르게 안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음식은 신선한 것을 먹는 게 중요한데 우리는 시장논리에 의해서 왜 긴 유통과정을 거친(그 과정에서 비리나 편법이 발생하기 쉬운/장거리 이동과 보관을 위해서 품질이 좋지 않은) 식품을 먹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김스피 = '슬픔과 불만을 함께 나누기가 힘들어서 귀를 닫는 주변 사람들'이라는 키워드가 울림이 있네요. 밤빵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그리고 위의 재이님께서도 ‘듣는 능력’과 관련해 말씀해주셨듯) 분명히 듣는 사람의 포용력, 듣기 능력, 누군가의 고통에 주목하고 연대하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능력’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하게 되었는데, 세간에서 흔히 쓰이는 능력의 의미보다, 이전 <능력주의> 레터에서 썼던 배리언 프라이의 능력같은 의미에서입니다!) 실제로…세상에는 너무 많은 비극과 외침이 있고, 그 모든 것에 같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겠죠. 그렇다고 할 때, 우리가 과연 어떻게하면 현실적으로, 필요한 관심을 지속하면서 서로 느슨한 연대를 지속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 오오! 제가 유튜브를 잘 보지 못하는 편이라, 이런 추천 너무 감사합니다 😺 설명만 들어도 정말 흥미롭네요. 그리고 그 책은 실은 ㅎㅎㅎ…제가 쓴 책입니다!(저의 본명!) 후후 추천 감사드려요. 이 김에 다른 분들도 혹시 안보셨으면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꼭 제책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 편집자님이 많은 공을 들여서 필요한 내용을 읽기 좋게 잘 정리해주셨거든요. 책의 크기도 작아서 아기들이 가지고 놀기도 좋다고 합니다.

++) 음식과 ‘긴 유통 과정’에 대한 생각은 안그래도, 최근 농산물 물가 관련 상황들을 바라보며 생각해보았던 지점이기도 한데요. 좋은 이야깃거리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