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무디 = 불쉿잡 읽어보고 싶었는데 제가 궁금했던 부분들 읽고 싶었던 부분들을 짚어주셔서 감사했어요. 이런 통찰 있는 컨텐츠가 무료라니 죄송할 지경이네요. 일에 대한 스피님의 고민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메일함에 두고 매일 아침 읽어보고 싶어지는 글입니다.

⏩김스피 =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기쁩니다! 😊 <불쉿잡>은, 지난 레터(의 참고문헌란)에서 썼듯이 실은 저는 정말 오랜 시간을 두고 읽어서 비로소 제게 온 책이었는데요. 어렵다거나 난해해서라기보다는, 제 안에서 고민이 충분히 익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무디님께서도 직접 읽어보시면 아마 나름의 영감을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개복치 =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인스피아와 마지막의 기둥 뒤 연구자 이야기가 연결되어 웃음이 나왔습니다.

⏩김스피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기둥 뒤 연구자 이야기에서 행간을 읽어내시다니!!🤣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아주 남 얘기는 아니었네요(?) ㅎㅎ 기둥 뒤에서는 역시 ‘해찰’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실은 저는 기둥 앞에서 해찰을 하고 있긴 합니다만(…), 존재감이 적어서 그냥 기둥 앞에 앉아서 가끔 간식을 먹으며 어지럽히는 사람1 정도로 주변에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익명 = 평소에 생각해 본 주제를 만나게 되서 반가웠습니다. 오히려 가짜노동이 시스템을 유지하게 만드는 숨구멍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시작된 이래로, 노동이 정상 인간의 기준이 되었고, 노동하지 못하는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은 배제되기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회 속에서 가짜노동으로 보일 수 있는 공공근로가 노동의 형식으로 사회에서 배제된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만드는 장치로 기능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김스피 = 흥미로운 의견이네요! 실은 지난 레터를 다루면서도, 노동/일에는 정말로 다양한 결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구자님께서 말씀주신 것처럼, 어떤 종류의 노동은 ‘사회적으로 구체적인 가치(경제적)를 생산하지 않더라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배제된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살 수 있게 해주는 역할 역시 ‘효용’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고보면 언젠가 레터에서 다루고 싶어 작년 출간 이후로 시간을 두고 여러번 읽고 있는 <인구 위기>(뮈르달 부부·링크)에서도 흥미롭게도 비슷한 대목을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과거엔 ‘적당한 수준의 노동’이 존재했고, 이 때문에 장애인,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 등이 사회에서 노동을 할 수 있었는데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런 종류의 노동이 사라진 것이 정말 큰 문제라는 지적이었습니다. 그저 보통으로 먹고 살고 적당히 노동하며 살아가고 싶을 뿐인데도, 점점 더 가혹한 *‘자격’*을 요구하는 사회가 되어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e말자 = 요즘 제 최대 고민과 맞닿아 있는 주제여서 엄청나게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불쉿잡이라는 말을 처음 접했는데 제 일도 그런 것 같아서요. ...항상 진로고민을 하고 있는 사무직의 푸념을 잔뜩 늘어놓았다가 지우고 말았습니다. 오늘의 레터도 잘 읽었습니다.

⏩김스피 = 저도 실은…지난 레터를 쓰면서, 어쩌다보니 참고문헌란에 엄청나게 길게 푸념(?)을 썼다가😢(나중에 지우려고 보니 무려 원고지 20매 분량이 넘더라고요…ㅎㅎ;)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에세이에 쓰거나 일기에 묻어두려고 일단 지워뒀습니다. 그래서인지 e말자님의 복잡한 마음이 (물론 상황이나 결은 많이 다를 수 있겠지만요) 조금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네요. ‘불쉿 잡’의 문제는 꽤 복잡해서…앞으로도 다른 각도에서 여러모로 조명을 해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은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결의 문제들이 뒤섞여있다는 감도 없잖았거든요!

저는 지난 레터를 마감하고 나서 틈틈이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조직/문화 관련 책을 읽고 있는데(링크1 링크2), <불쉿 잡>을 읽다보면 실은 ‘체제’의 문제도 있지만 - 경직된 조직문화라든지 (조직 내에서의) 왜곡된 의사결정 체계 등의 문제도 꽤 큰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집행 권한 없는 혁신 업무라든지, 단지 대외 수치를 위한 보람없는 업무 등이요…(실은 특정 ‘직업’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떤 직업/직장/직군에든 이런 요소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중의 문제랄까요.) 여튼 그 와중에도 - 개인 차원에서는,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을 파악해서 (꼭 업무 안에서가 아니더라도) 내가 진짜 즐거움을 느끼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일(취미 등)에 헌신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 가운데는 생업을 따로 갖고 있는 경우도 많고요.

👤익명 = 좋았습니다 이 좋음을 표현하는 데에 미숙하니 그게 아쉬울 뿐입니다ㅠㅎㅎ 다른 분들의 피드백이 기다려지는 레터이기도 하고요 참고문헌과 책속문장도 소중히 담아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