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영 = 유튜브 시청 기록 중단 이후, 스피님의 ‘채워넣는 것’, ‘채워넣으며 경험해보는 실패와 놀라움의 순간’에 대한 내용이 정말 좋았어요. 저는 유튜브를 접속했을때의 첫 화면이 텅 비워진 그 상태가 괜히 두려워서 지난 1월 한 달, 유튜브 시청 기록 ‘일시중지’만 해두었어요. 다만 이것만으로도 나름의 변화들이 있었는데요. 작게는 아까 보던 영상을 몇 시간 뒤에 다시 보려면 검색창에 다시 검색해야했고, 다시 틀었을 땐 시청 기록이 되어있지 않으니 0초부터 재생되는 그 영상을 아까 보던 지점까지 제가 직접 재생바를 옮겨야했어요. 하지만 사소하더라도 제가 직접 타고타고 들어가야하는 이 상황이 오히려 저에게 다시 이 영상을 볼 것인지, 안 보기로 마음 먹었다면 유튜브를 끌 것인지와 같은 ‘선택’의 상황을 주더라구요. 그럼에도 시청 기록 삭제가 아니라 일시 중지라 그런지 ㅎㅎ 제가 직접 검색한 것들에 대한 쇼츠도 뜨게 되니 과연 내가 하는 것들이 과연 디톡스일까 이게 비우는 것이 맞을까 어쩔까 하던 중에 오늘 스피님의 해찰글을 읽고 저도 과감하게 시청 기록을 지워보았습니다. 😊 다만 지운 것이 주는 것을 기대하기보다, 제가 직접 찾아나갈 마음을 함께 가지고요! 긴 시간 구독하며 자랑이 절대 될 수 없지만,, 인스피아 피드백엔 글을 처음 남겨보는 것 같아요. 요즘 앞으로 좋은 감정이 있다면 많이많이 말해야지의 마음과 알고리즘의 세계에서 느끼는 피로감, 새해를 맞아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들이 모두 저에게 있던 시점에 이와 관련된 좋은 관점을 제시해주는 스피님의 이번주 글을 읽게 되어 너무 소중했습니다. 감사드리고 2월 잘 시작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해요 💌 +)‘지브리와 미야자키하야오의 2399일’ 영상이 유튜브에 한글자막과 함께 나와있더라구요. 1시간 20분 정도 되는 영상인데 길게 느껴지지 않고 내내 그에 대해 궁금한 마음으로 호로록 보았어요. “끝내지 않으면 재앙에서 벗어날 수 없어” 라는 그의 나레이션으로 영상이 시작하는데 이런 거장도 작품을 끝내기까지 많은 고통을 받는 구나 하는 생각도 들며 마음 가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마감 기한이라는 걸 가져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모두 조금은 저 문구에 공감하겠죠? ㅎㅎ 매번 미루는 저는 재앙을 길게 느껴서 그런지 더욱 와닿았습니다,, 그 외에도 저는 창작 과정을 담은 글이나 영상 보기를 좋아해서 즐겁게 보았어요!
⏩김스피= 시청기록 ‘일시중지’ 기능도 있었군요! 저는 사실 ‘시청기록 완전 삭제’ 밖에 몰라서 갑자기 엄청 급진적인(?) 시도를 하게 되긴 했는데, 나름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레터를 보내고 나서도 또 일주일 동안 매번 걸어다니면서, 또 집에서 무시로 유튜브를 켤 때마다 빈 화면에 조금 놀라곤 하는데 차차 적응을 해가야겠죠 ㅎㅎ 응답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응답 보내주셔도 좋지만, 안보내주시고 그냥 쭉 시간날 때 읽어주셔도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영님도 2월 잘 시작하시길 + 2024년 한해 즐겁고 충만한 경험으로 채워가시길 바라겠습니다 !
+)앗, 저도 그 다큐멘터리 계속 보고싶어하다가 드디어(!) 최근 보게되었는데요.(<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너무 재밌게 봤거든요🥲) 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정말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1)일단은 충분히 지금까지의 ‘업적’만으로도 남은 생애를 지금껏 쌓아온 부와 영광을 누리며 편하게 즐기기만 해도 충분할텐데 여전히 초조해하면서(ㅎㅎㅎ웃픈 장면이 많았지요) 일을 계속한다는 게 정말로 대단했고, 2)아무리 세계적인 거장이라고 해도 - 그리고 정말로 원숙한 창작자라고 해도 창작 자체는 항상 초조하고 위태롭고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비교할 수도 없을 그냥 조그만 사람(?)일 뿐이지만, 저 역시 실은 인스피아를 쓰면서 매회차 정말로 초조하고 밤잠을 못이룰 때가 많은데 - 저렇게 대단한 사람도 저렇게 창작을 한다니…라는 걸 보니 참 착잡한 동시에 약간은 위안도 됐던 것 같습니다. 3)정작 짤방이나 다큐 소개 기사만으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실제 다큐를 보니 평생 애증의 라이벌이라고 할만한 인물(다카하타 이사오)의 존재가 그에게 있어서 정말 대단한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만약 다카하타의 존재가 없었다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삶은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 밖에도 정말로 많은 생각 포인트가 있었던 영상이었고, 아마 두고두고 보게 될 다큐일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마감기한을 가지는 일을 해본 사람이라면 훨씬 더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영상인 것 같기도 하고요. 어쩌다보니 또 투머치토커가 되어버렸습니다만(😂), 저도 최근에 인상적으로 봤던 다큐를 소개해주셔서 반가운 김에 이런저런 저의 감상을 나누어 보았습니다ㅎㅎ
👤밤빵 = "비운다고 해서 저절로 그 안이 채워지진 않을 것입니다" 부분, 많이 공감했어요. 온전하게 내 것으로 채우려면 (감각적이고 본능적인 부분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유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 거 같아요. 갑자기 휴대폰을 안 하고 책을 읽는다면, 나는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무엇을 기준으로 책을 고를 것인지, 나의 취향은 무엇이며 관심사가 무엇인지.. 등이요.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다큐 저도 개봉하자마자 거의 바로 보고 왔는데요, 그의 팬이라기엔 아는 곡이 많지 않았지만, 이제 죽은 사람의 작품이라는 데에서 고르게 된 거 같아요. 사람은 죽어서 무엇을 남기는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아마 팬이 아니더라도 저와 비슷한 관점에서 다큐를 본 분도 계시지 않을까 생각해보아요.
⏩김스피= 실은 저도 유튜브 메인 화면을 지우기(?) 전까지는 굳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인데요. ‘무엇을 채울지’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찾고, 또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제 경우엔 어쩌면 일 겸 생활로 몇년 째 거의 ‘종이책’을 끼고 사는 게 삶이다보니, 어쩌다보니 그간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자리에) 무엇을 채울지를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자연히 채워졌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ㅎㅎ 그래도 또 책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니고, 그 중에서도 무엇을 어떻게 읽을지는 결국 나의 선택에 달린 문제기 때문에 책장 사이에서도 무슨 책을 읽을지에 대해서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보셨군요! 저는 사실 류이치 사카모토의 노래를 들어본 적은 있어도 그렇게까지 관심이 많진 않았어서 볼까말까하다가 그만두었었는데, 이미 세상에 없는 대가의 연주를 마지막으로 넓은 공간에서 (비록 직접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듣는다는 것에도 분명 의의가 있을 수 있겠네요. 이 경우에도 일단은 ‘공간’에 함께한다는 부분에 의미를 두는 경우도 있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람은 죽어서 무엇을 남기는가…’도 참 큰 질문이긴한데, 예전 레터의 글속 한문장에 소개드렸던 소설가 조이스 캐롤 오츠의 인터뷰(NYT·링크)가 떠오르기도 하네요.(영어긴 한데 자동 번역으로 읽어도 대강 읽을 만합니다!) 그는 엄청난 다작 작가이기도 한데, 나이든 거장으로서 - 젊은 시절의 좋은 추억 등은 거의 다 사라졌지만, 나에게 남은 유일한 것은 ‘내가 쓴 글(소설)’이라고 말했던 대목이 굉장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익명 = 대학때 팀플의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럴때 자주 하는 말이 있었어요. "의견 없으면 넘어갑니다." 말을 하지 않는 다수의 의견을 하나하나 묻고 다니면 다음주 발표를 진행할 수 없으니까요.(적어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한국 사회의 효율 추구, 경쟁 사회는 이런 태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는 일은 말을 아낀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때도 그랬죠. 그때 한창 리플수보다 검색수로 대중을 파악해야 한다. 뭐 이런 이야기들도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무튼, 빨리빨리 문화는 숙의 과정을 겪기 어렵게 해요. 쏟을 에너지는 여기저기 많으니까 굳이 사서 조용한 사람에게 마이크를 쥐어주려고 하지도 않고요. 우는 아이 떡 하다 더 준다는 느낌일까요..이번회차를 보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중요한 가치나 목표로 삼았던 것들이 어떤 이면을 낳았는가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멈추는게 두렵긴 하지만 필요한 순간인 것 같아요. +)모하메드 아부엘레일 라셰드의 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 를 추천합니다 새해가 되니 사람들은 점을 보러 다니는 것 같아요. 저는 한번도 본적은 없어요. 궁금해서 점을 자주 보는 사람들에게 이유나 소감 등을 물어보니, 위로받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받고, 안정을 찾기 위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정 수준의 가볍고 유쾌한 방식을 원하는 것 같아요. 사회는 피로하고, 진지해지는 것은 힘드니까요. 이야기를 듣기만 해서는 상담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격!!!에 빠지죠..ㅎㅎㅎ 물론 이 책은 그러한 내용을 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마음의 병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책은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을 치료의 대상으로 보기만 할것 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써 바라볼 수는 없는가. 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건 쫌..." 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것 같은데요.(저도 초반에 읽다가 그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편한 부분을 한번 "굳이" 짚어보는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노동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면 좋겠어요! 고리타분한 주제 또는 정치적 주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지만, 제가 요즘 자주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보다 더 긴 노동시간을 갖게 되면, 나는 내 주변에게 지금만큼 친절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요. 쪼금만 힘들어지고 잠을 못자게 되면, 인내심이 부족해지는 것 같아요. 벼량끝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안물수는 없으니까요. 문제는 옆에있는 쥐로 무는 느낌이 들어서 제 자신이 싫어집니다!! 그럴때마다 나는 지금 과로하고 있구나, 나는 지금 남아있는 체력이 없구나 싶어요. 즐겁게 일을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퇴근을 하고, 저녁(밤이 아니라!!)에는 가족, 친구, 이웃과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또 순환시키는. 그런 삶은 상상 속에만 있는 걸까요ㅎㅎㅎ
⏩김스피=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리플수보다도 검색수’라는 아이디어는 신기하네요! 실은 약간 맥락은 다를 수 있겠지만, 트럼프 당선 당시에도 여러모로 여론조사 기관들이 ‘대규모 헛발질’을 했던 핵심적인 이유도 침묵의 나선 효과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참 어떻게 하면 여론을 ‘잘(사려깊게)’ 파악해서 적합한 대처를 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도 더 중요해져갈 것 같습니다. 빅데이터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데이터만으로는 불가능한 영역도 있을 것 같아요(결국 빅데이터를 활용하려고 해도, 수집 방법이나 수집처 등은 수집자의 디자인에 어느정도 달려있으니까요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