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뀨 = 너무좋았어요. 왜 좋았냐면, 지하철에서 의자를 없애는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저는 운 좋게 회사가 시차출퇴근제를 하고 있어서& 많이 붐비지 않는 6호선 이용자라 출퇴근 지옥철 경험이 많지 않음) 인스피아 보고나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달까요. 아..의자를 없애는 것 보다는 자주 운행하면 혼잡이 해소 될텐데! +)다가오는 23일에 기후동행 카드를 발급 한대서 기다리고 있는데요, 약간 나만 이상한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수도권 지하철 기본 요금이 인상되는데, 시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무제한 탑승이 가능한 카드를 발급한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 느낌은 저만 드는 걸까요? ㅋㅋㅋㅋ

⏩김스피 = 시차 출퇴근제 좋네요! 저도 일반적인 출퇴근 시간은 피해서 출퇴근이 가능한 편이라(반드시 대중교통을 타야 하긴 하지만, 집에서 회사가 그렇게 멀지 않기도 하고요) 비교적 ‘출퇴근지옥’ 수준으로까지 겪어본 일은 없긴 해서 지난 회차를 쓰면서 조금은 걱정을 했습니다. 편도 2시간 출퇴근을 겪어본 일이 없는 사람이 과연 출퇴근 고단함에 대해 쓸 수 있나…하는 생각이긴 했죠. 한편,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렇다고해서 극단적인 경우’만’ 지속적으로 부각이 될 필요가 있는 건가 싶기도 했죠. 분명 많은 사람들이 지옥같은 출퇴근 시간을 겪고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안에서도 어느정도 적응 혹은 타협을 하며 그 시간을 어떻게든 관리 가능한 형태로 살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어려운 출퇴근에 시달리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면 본질적인 부분 역시 짚을 필요가 있겠죠! 6호선은 출퇴근 때는 아니지만 집 근처에 역이 있어서 저도 종종 탑승하는 호선이라 반갑네요 ㅎㅎ 말씀하신대로 6호선은 그닥 붐비지 않는 편이라 주로 앉아서 책을 보고 있습니다😄

기후동행카드는 신청하셨을지 궁금하네요. 저는 고민하다가 한달에 쓰는 금액이 기후동행카드를 활용했을 때와 그렇게까지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서+귀차니즘(…)으로 아직 신청을 하진 않았는데, 저는 일련의 상황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은 이런 젊은층에 어필하는 핀포인트 복지(복잡한 발급 절차 및 혜택을 ‘꼼꼼하게 따져서’ 신청해야 하는 점 등)가 정부 입장에서는 ‘가성비 높은’ 홍보 방법이 아닐까 하고요. 말씀하신대로 본질적인 해결은 운행횟수를 늘리거나 하는 방법인데, 그런 방법은 눈에 띄지 않으니까. 이런식으로 신청이 번거롭지만 뭔가 혜택이 될만한 것을 만들면 홍보도 되고요…잘 정착이 될지는 향후 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요!

👤노노바바 = 늘 좋은 글과 성찰 거리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못 읽을 때도 많지만 묵혀놨다가라도 꼭 읽어보고 많은 생각거리를 얻습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출퇴근에 관한 것이었는데 저는 조금 다른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출퇴근 통근 시간은 세계 최장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직주근접'이 삶의 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사람들은 좀더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노동 시간 자체가 긴데다가 통근 시간이 최대이므로 더욱 고통스럽고, 특히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도 적게 되고, 심지어는 이렇게 낮아진 삶의 질과 늘어가는 고통 때문에 출산은 더더욱 생각하지 않게 되는거 아닐까요. +)인공지능은 왜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가. 요즘 인공지능에 대해 많이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데,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에서 한걸음 옆으로 가서 정치철학 책을 읽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스피 = 출퇴근 시간 역시 삶의 일부라고는 해도 육아를 위해 필요한 절대 시간의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히 마이너스죠😢 맞벌이+긴 통근시간 콤보라면 정말로 아이를 키우고 싶어도 거의 키울 수가 없는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 대신 육아를 도맡아주는 사람이 없다면요..) 그리고 그런 상황이 디폴트인 사회는 출산, 육아를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질테고요…국가 차원에서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말씀하신대로, 반드시 통근시간(노동시간)-부동산 문제의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공지능과 관련된 주제는 저 또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좋은 기회가 있다면 또 다루어봐도 좋을 것 같네요. 🙂 아무래도 이젠 인공지능이 ‘기술’이라기보다는 ‘생활’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으니, 인공지능-정치, 인공지능-문학, 인공지능-교육 이런 식으로 거의 모든 분야에서 궁리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e말자 = 저는 회사 바로 앞으로 이사 해서 통근 시간이 자차 30분에서 도보 10분으로 줄었는데요, 덕분에 아침.저녁시간을 넉넉히 쓰고 점심 때도 집에 다녀올 수 있어서 정말 편합니다. 이전에도 통근 시간이 그리 긴 편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삶의 질이 정말 높아졌어요. 이곳이 시골이라 집세가 비싸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에요. 건축가 유현준씨가 예전에 도시의 교통체증 문제, 야간 공동화 문제, 집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거지구와 오피스지구를 분리하지 말고 직주근접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모든 문제가 결국 수도권 집중화로 귀결된다고 봅니다. 직장이 전국 곳곳에 균등하게 나눠져 있으면 사람이 몰리지 않고 집값도 폭등하지 않고 직장 근처에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질 테니까요. 이전에 잠깐 자차로 1시간 출근도 했었는데 교통지옥을 겪지 않았는데도 출퇴근 시간이 긴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피곤하더라구요.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이상씩 출퇴근 하는 사람에게 과연 저녁이 있는 삶, 가정이 있는 삶이 가능할까요? 거기서 어떻게 아이까지 낳고 키울 수 있을까요? 레터 말미에 장애인 이동권 투쟁도 소개하셨는데, 장애인을 짐짝처럼 다루는 시선과 지하철 의자를 없애는 시선은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보입니다. 대중교통 이용자가 아니라 관리자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는 사람들, 애초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정책을 만들기 때문이겠죠. 오늘 레터도 감사했습니다.

⏩김스피 = 도보 10분이라니, 꿈의 출퇴근길이네요 😲! e말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결국은 부동산 문제(+지역균형문제)와 떼어놓고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는 일터가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해도,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지나치게 수도권에만(서울) 모든 것이 몰려있죠. 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맞벌이로 긴 통근시간을 감내해야만 하는 사회라면 육아를 할 엄두조차 못내는 상황이 계속 되겠죠. 말씀을 듣고 보니, 결국은 모든 게 연결이 되어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고한언트 =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이용한 지 오래된 탓에 솔직히 혼잡한 시간에 좌석이 없는 것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레터를 읽고 망치로 머리를 맞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네요. 장애인들의 지하철 투쟁을 보면서 공감했으면서도 그러한 투쟁이 비장애인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네요. 특히 한 명의 인간으로서 대중교통 안에서도 안전과 다양한 활동을 할 권리의 보장, 출퇴근도 삶이라는 문장이 마음 속에 팍팍 박혔네요. 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시네요. 늘 열심히 열렬히 응원합니다.

⏩김스피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아무래도 주로 대중교통을 타고 (4호선은 아니지만!) 출퇴근을 한 기간이 길었어서 조금 더 이입을 하며 관련 소식을 바라보았던 것 같습니다 😂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사람들이 저 칸만 다들 피해서 타려고 하면 어떡하지?(’나 같아도 피해서 타고 싶을 것 같다’) 였고, 그 다음은 러시아워가 아닌 시간에도 결국은 절대적인 좌석 수는 줄어들기 때문에 모든 칸에서 사람들이 더 끼어앉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흐름은 ‘일부’만의 문제가 될 순 없겠죠..

👤밤빵 = 지하철 출퇴근 시간을 어떻게 유용하게 보내나? 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요, 저같은 경우 -책을 읽는다 (물론 책을 앞쪽으로 펼쳐서 눈이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로 볼 수 있을 때만) -듀오링고를 한다 (500일 넘게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음악을 듣는다 (저는 악기를 다루기 때문에, 연습 플리를 만들어서 듣고는 해요) -이외.. 멍 때리면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