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무명’으로 통일합니다.


👤민트 = 너무나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깊이 생각할 거리를 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갓생에 대해서도 여기저기서 많이 이슈가 되고 있던데, 솔직히 "저런 멋진(쿨하거나 경제적인 부분에서 자유롭거나 성공한) 삶을 살지 않는 경우 그 괴리감때문에 더 무력감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sns에는 보통 좋았던 일들만 올리는 걸 알면서도 타인의 sns를 보면서 우울해지기도 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이 들때 회피하거나 부정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오늘 레터처럼 어두운 면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있거나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어요. 30대 초반인 저도 솔직히 20대 때는 여행을 가거나, 운동을 하는 등의 마음의 여유가 전혀 없었어요.. 미디어가 세대 차이나 성별 차이, 소득 차이에 대한 어두운 면을 보여주지는 못할 망정 양극단의 싸움을 부추기는 일은 없었으면 해요.. 그리고 mz세대에 대한 또 다른 편견 중에 일을 대충 하려고 한다든지, 상사한테 할 말 다 한다 등의 사회생활 빌런 이미지가 있잖아요? 물론 저도 그런 후임을 겪어봤지만, 특정 사람들 때문에 그 연령대의 사람 전체를 싸잡아 욕하는 건 정말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안 그런 mz세대도 많으니까요ㅎㅎ

⏩김스피 = 지난 회차를 쓰고 나서, 문득 ‘88만원 세대’ ‘n포세대’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실제로 불과 10여년 전까지만해도 어두운 부분을 사회적 트렌드로 짚으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미디어마저도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시대를 불문하고 멋진 사람을 동경하려는 마음은 있었겠지만, 이처럼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고수하지 않으면 루저’라는 생각이 요새처럼 강한 때가 또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러고보니 <2024 트렌드 코리아>의 10가지 키워드 중 하나가 ‘육각형 인간’이었습니다😿·기사링크)

최근 유튜브에서 2030의 도박 중독이나 취업준비생, 고시원, 사기 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댓글을 보니 ‘어두운 부분’을 부각해서 우울해지는 데 이런 방송을 왜만드냐!라는 댓글은 전혀 없었고 - 모두가 오히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어두운 부분을 짚어주고 공감하고 극복할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다는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었던 게 인상적이기도 했는데요. ‘소비 트렌드’ 외에도 다양한 트렌드에 항상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까눌레 =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어요. 항상 미디어나 언론에서 비춰지는 MZ세대를 보며 '나는 카페에서 음료수 고를 때 조차 몇 백원 차이 때문에 고민고민하는데, 남들은 이렇게 부르주아처럼 산단 말이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사회가 MZ세대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줬기 때문에 오해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MZ세대가 조금 안타까운 것 같기도 해요. 미디어와 언론에 의해 'MZ세대는 기성세대가 쌓아놓은 길 위에서 편하게 누리고 사는 막무가내 욜로족!' 같은 이미지로 굳어진 것 같아서요. ^_^;) Z세대 관련해서도 그렇고 기술발전 관련해서도 그렇고, 우리는 왜 긍정적인 부분만 보려고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에는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이 함께 공존하기 마련인데요. 부정적인 부분을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묻어버리려고 하는 태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냄새가 나는 옷은 향수로 냄새를 덮어버리는 게 아니라 세탁기에 돌려버려야 되는데 말이에요! +)최근에 '알간지' 라는 유튜버의 '이 말을 듣고 말문이 막힌 이유' 라는 제목의 영상을 봤습니다. 요약하자면 사회가 너무 '젊을 때는 놀아야 된다! 젊을 때 열심히 사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라고 세뇌시키고 있는 것 같은데 거기에 휩쓸리지 않아도 된다, 열심히 사는 건 전혀 바보 같은 짓이 아니며 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MZ의 모습을 보고 '나는 누릴 것도 못 누리고, 놀지도 못하고 너무 바보 같이 열심히만 살고 있나...?' 라고 생각할 청년세대에게 위로가 될 만한 영상이라고 생각했어요.

⏩김스피 = “냄새가 나는 옷은 향수로 냄새를 덮어버리는 게 아니라 세탁기에 돌려버려야 된다”라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부정적인 부분을 제대로 보지 않고 긍정적인 부분만 주목하려고 하다보면(실은 그 긍정적인 부분이 긍정적인 부분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왜곡된 관점이 생겨나고 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에 균형있게 주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지난 레터를 쓰면서 많이 들었습니다.

+)소개해주신 유튜브 얘기도 흥미롭네요. 저도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주제인데, 실은 ‘위인’이라고 할만한 사람들의 일상을 짚어보면 실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워라밸이 좋고 평화로운 삶이라고 보긴 어렵더라고요.

‘아프니까 청춘이다’류의 이야긴 아니고, “어느정도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선 그만한 ‘희생’이 필요하고 이는 ‘일반적인 삶’과는 다를 수 있다” 라는 차원에서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을 추천드리자면 <혼자 있는 시간의 힘>(링크 사이토 다카시, 우리는 통상 어울리고 떠들썩하게 살아야 좋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한껏 고독해야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리추얼>(링크)<예술하는 습관>(링크)(예술가, 학자, 작가들이 얼마나 열심히 혹은 강박적이고 괴팍하게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예술하는 습관>은 <리추얼>의 여성버전이고요. 예술가 버전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기도 한데, 예전에 인스피아 연재 초반에 이 책들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지난 레터 링크) 창조적인 일의 괴로움, 위인들의 괴팍함에 대해서는 조만간 한번 레터에서 다뤄보고 싶기도 하네요.🙂

👤여니 = 정말 좋았습니다. 취준생때 주15시간 근무하기로 했었는데 2대보험(초단시간근로자 기준)도 안 들어주려고 회유하고 근로계약서도 제가 요구해서 처음 써본다고 굳이 꼽주던 고용주가 생각나네요(심지어 법쪽관련^^..) 이후로 취업한 곳들에서도 1년 안에 두 번이나 퇴사하면서 '취업하고 싶으면 눈을 낮춰라'라는 어른들의 말도 다 맞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참을만한 곳(?!)에 와서 일 년 반쯤 일했는데, 참고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지금도 생각하게 돼요. 그리고 n잡에 대해서도, 고용안정성이 보장된다면, 다양한 직무를 시도해보고 맞는 걸 찾는다는 관점에서는 정말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집마련은 못하더라도 노후를 위해 저축을 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삶 자체가 쉽지 않은 시대, n포세대가 너무 와닿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겁이 많아지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아버지는 굉장히 모험적인 성격이신데, 젊을 때 다양하게 실패를 해보셨고 결국 맞는 길을 찾으셨거든요.. 취준을 하든 안하든, 알바를 오래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사회 구성원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봐줬으면 좋겠어요~! 무튼 이번 레터 감사히 읽었습니다 :) 뿌링클 얘기가 나와서 공감이 갔어요ㅎㅎ 저는 카페에서 조각케잌이나 빵을 사먹는 게 낙인데, 엄마가 항상 돈 아깝다고 뭐라고 하시더라구요~! 요즘 애들은 커피도 비싼 거 먹는다고 꼭 한마디 하시고..(스타벅스에 중년분들도 많은데 말이죠) 나름 물건에 플렉스하진 않더라도 먹는 것만이라도 플렉스하면 기분이 참 좋아지는데 가끔 한편으로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거든요..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이번 글을 읽으면서 위안이 되었습니다! 작은 사치(?)에 대한 관점도 변화하면 좋겠네요 :) +)듣똑라 일본 오타쿠 컨텐츠요! 일본에 대해 조금 이해하게 되었달까요? 완벽주의에 대한 압박감과 대중문화 투자의 콜라보라니.. 다른 나라 사람들의 특성이나 가치관,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서 너무 유익했던 콘텐츠였습니다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9875 / 마약, 기본소득

⏩김스피 = 으으…근로계약서를 “요구해서 처음 써본다”고 하는 말이 화가 나네요👿 마치 정당한 요구를 한 사람이 ‘유별난’ 것처럼요. ‘할말 다하는 MZ세대’의 이미지가 어떤 사람의 시점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다시 생각해보게되는 이야기입니다. 요새처럼 직업이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n잡’ 그 자체는 결코 나쁜 건 아니지만, 마치 n잡이 모든 ‘불안정한 일자리’에 대한 핵심 해결책인 것처럼 말하면서 어떤 직장에서도 제대로 된 보험이나 처우를 마련해주지 않는 것 -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은 분명 문제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려면 n잡에 대해서도 섬세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겠죠🙂

저는 요새 탕후루(미디어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는 ㅎ;;)에 빠져서 자주 사먹고 있는데요. (특히 마감 땜에 스트레스 받을 때…) 그 비싼 설탕 과일을 왜 먹느냐…고 하지만, 이렇게 가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구입해서 즐기는 것은 생활의 소소한 활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치아 건강 땜에 요샌 조금 줄여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콘텐츠 추천 감사드려요! 말씀해주신 다룰만한 주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류지 = 소비가 아닌 사회적인 트렌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회변화에 대해서는 고찰하기 보다는 이것조차도 숏폼 컨텐츠나 SNS 카드뉴스로 그때그때 보고 말았는데, MZ세대에 대한 트렌드 분석만큼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정리해주는 서적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