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무명’으로 통일합니다.


👤미현 = 말 그대로 그림자처럼 존재하던 영역의 실체를 알게되어 읽는 내내 안타깝고 무엇보다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사실이 부끄러웠습니다. 물류업계의 노동 현장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기술의 발전으로 일정 부분이 자동화 되었지만 매일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물류를 몸으로 직접 옮기는 일을 누군가는 하고 있으니 말이죠. 심지어 조만간 쿠팡 알바를 하러 갈 예정이라..더욱 생각납니다.

⏩김스피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레터를 쓰고 나서 곰곰 생각해보니, 실은 꼭 ‘인터넷’ 공간 뿐 아니라 - 돌봄이든, 공간을 청소하는 노동이든…정말로 그 일을 진정 제대로 ‘가능하게’ 하는 일들은 대체로 가려져 있고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씀하신 물류 배송 관련 업무도 그렇고요…나중엔 ‘드론 배송’의 시대가 온다고도 하지만, 물류가 실제로 ‘완전히 자동화’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찬비 = 오늘 레터는 정말.. 제가 관심 가지고 있는 것을 관통하는 레터였어요. 추천해주신 책들도 좋아서 꼭 언젠가 시간을 내어서 읽어보고 싶어요. 콘텐츠 모더레이션과 비슷하게 ai 분야에서도 수많은 보이지 않는 노동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제 본업은 데이터 분야인데 인턴 지원서를 받다보면 '데이터 라벨링 인턴'을 했다는 이력을 가진 분들이 종종 보입니다. 회사마다 각각 사정은 다르겠지만 분명 메인 잡은 특정 이미지나 텍스트를 라벨링해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셋을 만드는 것이겠죠. 이런 포지션을 인턴이라고 불러도 되나? 알바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테크 회사는 엄청나고 멋진 것들을 휙휙 해내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 뒤에 수많은 사람들이 손을 대고 있기에 '매끄럽다'는 생각에 저도 크게 공감했습니다.

⏩김스피 = ‘데이터 라벨링 인턴’이라는 것도 있군요! 찬비님의 경험담을 들으니, 예전에 읽었던 <고스트 워크>(링크)라는 책이 떠오릅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메커니컬 터크’ 등 초미세노동 플랫폼에서 일거리를 받아 부업처럼 일하는 단기 노동자들의 일 작동방식을 다루고 있는데요. 그 책을 읽으면서 말씀하신 라벨링 같은 작업을 대표적으로 해서 정말로 다양한 ‘인터넷 뒷면의’ 일들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AI라든지 신기술이 삶을 더 낫게 하는 과정에서 일정부분 기여를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 시스템을 제대로 잘 굴러가게 하는 사람들의 존재, 소중함을 응시하는 것이 -결국 ‘우리’를 위해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로시 = 오늘 기사 정말 좋았습니다. 학교에서 근무중인데, 항상 무분별한 온라인 환경에 노출되는 학생들과 소비자들에 대한 문제만 생각했지 그 뒷편에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문제는 처음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소개해주신 책도 빨리 번역되면 좋겠네요! +)루시 쿡의 <암컷들>이요! 그동안 성별은 xx와 xy라는 염색체에 의해 결정된다 라는 너무도 단순화되고 성차별적이었던 과학에 대해 진화학, 동물행동학 등의 최신 연구들로 여성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도 함께 추천이요! ++)"싸움은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잖아요. 독서인구는 줄어들고, SNS가 중심이 된 사회에서 논리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김스피 = 저도 잘 몰랐던 주제인데, 우연히 조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근무하시는군요! 그렇다면 혹시 아직 안읽어보셨다면, 저번 레터에 짧게 다루었던 <온라인의 우리 아이들>을 읽어보셔도 이런저런 해찰이 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제안주신 주제도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주제인데요…최근에 관련한 책들을 여러권 읽으면서 고민을 키워가는 중입니다. 조만간 본격적으로 다루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네요! 😊

👤신화백 =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랫만에 의견을 보낼만큼. AI라는 중간시스템의 존재로 사용자들이 모더레이터의 존재를 잊는다는 포인트, 사실 기업에서 하청업체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 처럼 사회 시스템에서 그런 구조를 빈번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스피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주신대로, 꼭 콘텐츠 분야에서 뿐 아니라 - 돌봄 노동이나 하청 노동 등 수많은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일을 가능하게 하는 노동’들이 얼마나 저평가되고,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왔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향후 AI로 인해 ‘인간 노동’은 한층 저평가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단지 ‘화려한 기술’에 정신이 팔리기보다는, 진짜로 그 시스템을 돌아가게 하는 주역이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 ‘기술’이 실제로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있는지를 관찰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명 = 유해 콘텐츠는 알고리즘으로 걸러지는 줄만알았는데 이런 뒷이야기가 있었군요. 하는 일이 재판관이자 청소부인 직업같았습니다. 가치판단이 들어간다면 대부분의 유해콘텐츠를 AI가 걸러도 결국 특정 콘텐츠는사람이 판단해야겠네요. 애초에 이용자들이 좀 건전하게 이용하면 좋으련만... +)혹시 인스피아 피드백 페이지에도 '모더레이터'작업이 있나요

⏩김스피 = ‘재판관이자 청소부’라는 말이 모더레이터의 업무를 굉장히 잘 요약해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 피드백 페이지는 100% 저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나쁜 글을 보내주신 분들이 다행히 없어서, 딱히 모더레이팅이라고 할만한 것이 있진 않습니다. 아무래도 ‘레터’라는 특성 상 오픈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이 아니다보니,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도 마음을 담아 주시는 것 같아요! (바로 그점때문에 제가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되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