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무명’으로 통일합니다.


👤카페인쿠키 = 과학적으로만 생각했던 헬라세포의 건,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고있는 AI를 위한 데이터 크롤링이 엮이는 지점이 대단히 흥미로웠습니다. 저 개인은 AI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심한 편인데요, 사람에게 제대로 된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기업들의 개인의 일부를 잘라훔쳐 만드는 거대한 거인처럼 보여, 마치 초기 자본주의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결국은 흐름이 넘어갈 것이기에 공부를 진행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큰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 이번 레터를 보면서 일견 위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좋아하는 단어인데 여기서 나올 줄은 몰랐네요. 불편하고 피로해도, 계속 생각의 끈을 놓치 않고 있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전국민 기본소득은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게 맞을까요? 인간은 적절한 스트레스가 있어야지만 발전하는데, 인류 발전사를 역행시키는 지점이 아닐까요? 하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인류라는 그룹이 감당해야하는 소정의 스트레스는 사실 소수의 개인들만이 극한으로 감당하고 있는 중은 아닐지. 발전과 인권 중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는게 좋을까요.

⏩김스피 = 실은 세포라든지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어떤 발전이 모종의 피해를 불러일으킬 때 주로 “~니까”라는 말이 쓰여왔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공익을 위한 거니까 네가 희생해야지!” “모두를 위한 거니까 너 하나쯤은 중요치 않아!” 이런 식으로요. 그것이 아마도 데이터, 세포를 둘러싼 과거와 현재의 주된 문법이었고 - 이를 바꾸기 위해선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AI에 대해서도…저작권 관련해 최근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저도 답답한 지점이 많습니다. 이 (현상)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니까’에 숨겨진 사람들에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추가로 말씀주신, 다룰만한 주제도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소정의 스트레스가 사실 소수의 개인들만 극한으로 감당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도요. 과거 반복작업과 장인, 노동에 대해 생각해본 회차에서 관련 고민들을 막연히 떠올려보기도 했는데요. (링크) 관련해서 생각을 키워볼만한 책을 발견하면 꼭 다뤄보고 싶은 주제입니다. 제안 감사드립니다😃

👤이장규 = 김스피님, 과학기술학이 익숙치 않은 주제일텐데, '헨리에타 랙스 사건'의 진짜 교훈: 세포와 데이터를 통해 해찰하신 글 아주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과학기술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의 한사람으로서 감사드립니다.

⏩김스피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말씀대로 익숙하진 않은 주제였습니다만, 역시 중요성이 더 커질 분야라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전공D+맞은대학생 = 헬라 세포와 데이터를 묶어 생각한 내용은 처음 보네요. 솔직히 단순히 '헨리에타 렉스의 삶을 조명하고 보상하자' 혹은 '환자 동의가 있었어야 했다'로만 넘기는건 뭔가 공허하고 답답한 결론이었는데 존중이나 인간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을 거라는 말을 듣고 가려진게보인 것 같았습니다. <그 밖의 해찰 포인트> 1)과학 윤리 관련 = 일부 과학자는 과학기술이 가치 중립적이기에 과학자는 기술 발달만을 신경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가치 중립적이라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총이나 칼로 사람을 죽이는거지 총이나 칼이 사람을 죽이는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과학자도 사람인데 기술의 사용처나 사용윤리에 대해서는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헬라 세포처럼 생명을 다루는 연구에서는 더더욱 인간으로서 면모가 필요하죠.(동물실험 하는 과학자들도 동물실험을 꺼려하기도 하고 생명존중을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의 실제 모델 오펜하이머 역시 핵무기에 대해 처절히 고민하고 또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고민의 결과가 "안하는게 맞다"로 가긴 어려운것이, 세상에 나쁜놈들은 많고 과학자중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기에 지금 안해도 누군간 할수도 있고, 그렇게 발견/발명된 것이 강력한 이득이나 손해를 초래한다면 미리 만들어 두는게 나을 수도 있죠. 공교롭게 핵무기가 그런 경우네요. 그리고 과학자/공학자도 사람이라는 말을 다르게 해석해보면, 그들도 가정을 챙기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업무시간에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할 여유가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천명이나 될까요? 물론 인간성의 발달 등 여러 방면에서 이점은 있지만요. +사실 요즘은 과학 기술이 정말 가치 중립적인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인간은 발달한 과학 기술을 다룰 능력이 안된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인류사에서 기술이 인간을 바꿔버린 경우가 많거든요.(원래 그러라고 있긴 합니다만...) 특히 '화식'과 '문자'가 그러한데요, 불로 음식을 익혀먹는 화식(요리)이 인류의 영양섭취를 도와 뇌를 키우고 신체구조를 변형시켰다는 주장이 있으며 (https://www.youtube.com/watch?v=gBbPdb9cV64) , 글을 읽고 생각하는것은 뇌의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는 얘기도 있습니다.(https://www.joongang.co.kr/article/23394556#home) 무기나 인공지능이 이러지 않았거나 않는다는 보장은 없으니 고려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데이터 관련 = 저는 브라우저 비밀 모드(쿠키 및 각종 기록을 남기지 않는 모드입니다. 그렇지만 IP나 접속 기록이 웹사이트에는 남습니다.)를 사용하는 습관이 있는데요, 데이터 보호에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편이 일회용 장갑을 사용하는 것 같이 깔끔한(..?) 느낌이 들어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도 몇 번 검색만 하면 검색창이 거기에 최적화됩니다. (특히 유튜브가요.) 여기까지는 누구나 알고 있고 당연한 기능이지만 그럼에도 볼때마다 데이터 수집을 열심히 한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해외의 Mitchollow 라는 유튜버는 검색도 하지 않고 마이크에 말하는 것만으로 광고가 최적화되는지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실험 결과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유사한 광고가 많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https://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19/2018121902462.html 원본 영상은 못찾았습니다.)사실 이 첫 실험은 오류(이를테면 광고를 클릭해버린 것)도 있었고 동의를 받고 진행한거라 많은 비판이 있었으며, 구글 정책상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데이터가 얼마나 살벌하게 수집되고 최적화되는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실험을 몇 번 더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FqyOZVdy-8) 이렇듯 데이터 추적이 심하니 이를 방지하는 검색 엔진들도 많이 등장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최적화가 안되기도 하고 사용하기 불편했습니다. 헬라 세포의 사건처럼 데이터 수집 자체가 문제인게 아니라 그 윤리와 인간 존중의 문제라고 생각 합니다. 3) 소비자와 '동의' 관련 = 제가 문해력이 부족해서인지 친구가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남들은 당연하다는 듯 알고 있는 '규칙'들을 모를 때가 많았습니다. 입시제도와 성적 평가 방식까지는 어떻게 따라갔는데 대학 오니까 정신을 못차리겠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웬만하면 규정 같은건 어떻게든 읽고 이해하려고 듭니다만, 지식이 파편화되어 있어 이해하기 어렵거나 용어 및 글의 분위기 때문에 아득바득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세무나 금융 관련해서는 '발가락 끝만 넣었다 빼는'수준의 행동으로도 복잡하고 귀찮아 보이는 것들이 한가득 이었습니다. 빌드업이 길었네요. 저는 이러한 문제를 '이용약관'에서도 심하게 느낍니다. 한두 개는 근성으로 읽겠는데 그걸 십몇 개를 뜯어보기엔 곤란하죠. 어차피 필수 약관은 동의해야만 하는거니까 거의 안읽고 넘깁니다. 이용 약관에서만큼은 저만 이런것 같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 주변 사람들은 전문을 읽지 않고, 심지어는 선택 동의사항도 그냥 동의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좀 알기 쉽게 써주면 어디 덧나냐고 말하고 싶지만 실제로 문제가 될것 같아서 뭐라 하지도 못하겠네요. 더 문제가 되는건 필수 약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별 이상한거나 소비자로서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할 것들을 잔뜩 집어넣고 동의하게 시키면 기망 수준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다행히 세상은 넓고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누군가는 약관을 분석/추적하거나 비리를 폭로하기도 하니 그럴 일은 없습니다만, 이건 최후의 보루지 안전 장치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제가 식견이 짧아서, UN에서 데이터 및 필수약관에 관련한 논의와 성명이 발표됐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없다면 인권 선언 처럼 기본 원칙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김스피 = 의미있는 많은 해찰거리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특히 중간에 써주신 내용 중에 유튜버의 마이크 검색 관련 내용이 흥미롭네요. 그리고 항상 비밀모드를 쓰신다는 부분도요. 제 경우엔 ‘프라이버시 보호 팁’을 읽고서 가끔 쿠키를 삭제해주어야한다는 조언을 보고서도, 제대로 실천을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귀찮아서인데요(로그인 풀리고 자동 검색 사라지는 등…)

개개인이 ‘조심할’ 문제로 둘 게 아니라, 결국 말씀하신대로 동의 및 개인정보 수집 시스템 자체를 사회적 논의를 통해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