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무명’으로 통일합니다.


👤엄격한여행자 = 예전에 한때 여성들이 서간문 형태로 쓴 책들이 많아 나와서, ‘사람들이 요새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라고 막연히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레터를 보니 사람들이 대화 읽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관련해서 예전에 고등학교에 강연을 갔던 기억이 떠올랐는데요. SNS 이용과 관련해서 강연을 했는데, 아이들에게 “왜 SNS를 손에서 못놓니?”라고 물어보니까 “공허하다”는 거예요. 그때 아이들 입에서 그 단어가 나온 것 자체가 굉장히 충격이었는데, 오늘 인스피아를 보니까 요즘 아이들이야말로 ‘인덱시컬’이 없는 글에 가장 많이 노출된 세대가 아닐까 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매체 노출이 많아도 공허함을 느끼겠죠.

⏩김스피=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공허하다’는 말과, 이에 이어지는 엄격한여행자님의 감상 모두가 인상적입니다. 실은 인터넷을 ‘본다’고 할 때 많은 경우 우리는 글이나 혹은 영상을 보며 시간을 때우곤 하는데요. 거기에 있는 글들 가운데 얼마나 누군가가 정성들여 쓴 것인지 생각해보면 아무리 많은 글을 읽어도 허기가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말자 = 생각해 볼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천천히 다시 읽어보려고 인쇄했답니다 ㅎㅎ 저는 아날로그 인간이라 모니터로 읽는 것보다 종이로 읽는 게 더 편하더라구요. 챗gpt의 등장에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지만 관련 글들을 보다 보니, 결국에는 사람이 그걸 어떻게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유용성이 달라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더 깊은 해찰을 해보도록 글 잘 읽겠습니다.

⏩김스피=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밑줄을 치며 찬찬히 읽고 싶은 글은 인쇄해서 보곤 해요. 모니터로 보는 것과 또 인쇄로 볼 때의 맛이 다르더라고요 😊

👤무명 = 너무 좋았습니다. 인스피아에서 챗gpt에 몇 번 다룬 걸 보았지만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애써 모른 척하고 있었는데 이번 레터를 보고 제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할 지 감이 잡혀요. 인터뷰 형식도 머리에 쏙쏙 들어와서 좋아요!

⏩김스피=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그간 저도 챗GPT를 인스피아에서 다루면서 너무 내 관심사에 집중한 것은 아닌가 싶었었는데, 인터뷰를 통해 친근하게 생각해보실 수 있는 계기가 되셨다니 기쁩니다!

👤고고한언트 = 무척 흥미로웠어요. 생각할 거리도 많이 남겨주셨어요.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많은 사람들이 신기술을 잘 써서 살아남는 일에만 주목하는 것 같아, 이건 아닌데... 생각했었어요. 두 분의 대화를 읽으니 희망이 생기네요.

⏩김스피= 최근 어떤 책에서 이런 말을 보고 곰곰 머릿속에서 굴려보고 있는데요. “이미 현실이 SF인데 SF를 미래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가?” - 그리고 오늘날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기술’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어쩌면 현실을 바라보기 위한 필수적인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기술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관점들에 대해 궁리보고자 합니다 😃

👤망 =정말 좋았습니다. 작성자의 얼굴과 태도가 보이는 글이란 점에서 수많은 뉴스레터 중 인스피아를 가장 아껴 읽고 읽었는데요. 이번 인터뷰 주제를 통해 인스피아 새 메일에 왜이리 설레였는지 다시금 느꼈네요. 언제나 질문을 던지고 사유할 거리를 남기는 과정이 고스란히 글에 남아 매번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벨 훅스의 책이 인용되었는데, 페미니즘이 오늘의 질문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쏟아진 많은 주제들은 누군가의 표정을 흉내내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몸을 뚫고 나온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어떠한 이론과 수식보다 명확한 것은 고유한 경험이라는 점을 관련 이야기를 통해 많이 느낍니다. 추천해주신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와 더불어 오월의 봄에서 펴낸 <수신확인, 차별이 내게로 왔다> 라는 책도 추천합니다. 추천 사유는 아래 책 소개글로 대체하겠습니다. "선언적 명제가 아닌 감수성의 차원에서 반차별 운동을 이야기하고, 차별을 겪는 사람들의 느낌을, 몸에 새겨진 그 경험을 들려준다."

⏩김스피= 잘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아마도 제 질문과 경험이 독자분들께 가닿는다면, 그만큼 그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비슷한 질문을 평소 품어오셨고- 나름의 경험을 통해 그 글을 읽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 책 추천도 감사합니다. ‘차별’ 문제를 감수성의 차원에서 다룬 책이라니 정말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