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무명’으로 통일합니다.


👤밍= 이번 레터는 정말이지 너무, 너무 좋았어요. 가지런한 언어의 이 레터 역시 애도라는 것을 알았고, 제 안에 있던 슬픔을 밖으로 드러낸 기분이었어요. 감사드려요.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를 봤는데 거기서 백수린 작가님이 다른 책에서 다음 구절을 인용하셨어요. "우리는 죽음에 대해 말할 줄 모른다. 아마도 그것이 죽음에 대해 내릴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정의일 것이다. 죽음은 말을 벗어나는데, (…) 그의 뒤에 살아남아 충격 속에서 늘 언어를 오용할 수밖에 없는 자들의 발화의 끝이기도 하다. 애도 속에서 말은 의미작용을 멈추기 때문이다." 저는 사실 아직도 제 언어를 제대로 잇지 못하겠어요. 오늘 유머에 관한 글, 일상은 이어져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 제가 너무 사건에 갇혀 있나 생각이 들었고요. 하지만 완성된 애도란 건 없겠죠. 저도 계속 살아내고 슬픔을 말하려고요.

⏩김스피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지난 레터를 쓸 때 계속 고민을 했던 부분이 ‘너무 재난을 가볍게 다루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닐까’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지난 회차에 다루었던 책들은 모두 좋은 책이었지만, 과연 이 시점(=재난이 발생한지 얼마안된 시점)에 재난 속 군중의 ‘긍정적인’ 부분(리베카 솔닛)을 부각한다든지, 그 안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유머나 일상을 지켜가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루어보는 게 과연 옳을지 등에 대해서요..그럼에도 재난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과 ‘다양한 애도의 모습’을 살펴보자는 차원 - 그리고 우리가 진정 ‘제대로 애도’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해당 내용들을 다루어보았습니다. 좋은 책 소개, 구절 소개도 감사드립니다.

👤무명 = 참사의 주체라고 하면 이상하려나요. 참사를 겪었고 극복해야 할 주체 모두 군중인데 요즘 참사에 대한 뉴스를 보면 군중은 잊히고 새로이 논란만 창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레터 덕분에 참사 속 군중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김스피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사를 겪었고 극복해야 할 주체’가 모두 군중이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런 이유로 ‘관제 애도’보다도 ‘다양한 애도’(군중이 주체가 되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봉 = 조금씩 다른 시각에서 재난을 대하는 태도를 다룬 책 소개가 좋았습니다. 이번 참사를 대하는 고위직들의 언행을 보면서,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공감의 부재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보수 정권 시절에 유독 이런 모습이 눈에 많이 띄는 것 같습니다. 고위직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공감보다는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는 상사의 입맞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위계구조에서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공감의 부재가 필수 능력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게 한국사회의 사회적 문화적 환경 때문인지, 다른 나라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인지, 여러모로 궁금해지고 착잡해집니다. 강준만 교수의 저서의 제목처럼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가 이렇게 나타나는 걸까요?

⏩김스피 = 말씀하신대로 이번 참사를 둘러싸고, 정말 정치인들의 수많은 문제적인 발언들이 있었죠…무봉님의 코멘트를 보고 새삼 다시 그간 참사 이후 나왔던 주요 발언들을 모아보았는데요. 먼 훗날에도 이번 참사를 둘러싼 정치인들의 발언은 길이 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벨빅 = 시민들이 추도 공간을 보존하기 위해 이태원역 출구에 비닐을 씌운 모습에 감동을 받았는데, 시민들이 우리의 편견과는 달리 재난 상황에 인류애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는 부분에서 희망을 볼 수 있던 것 같아요. 정치에 실망을 하면서도 결국 희망은 시민들에게 있구나라는 생각이 상기되었습니다. +사진에 약간 잘못 소개가 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마지막 웃음>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 장면은 실제 베네치아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가스 시의 베네시안 호텔에서 곤돌라를 타는 모습입니다 ^^

⏩김스피 = 저도 레터를 보내고 나서 그 기사(아마도 ’참사 유가족이 현재는 오지 못할거니까 나중에라도 와서 볼 수 있도록 비닐을 씌웠다’는 내용의 기사가 맞겠죠?)를 굉장히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결국 희망은 시민에게 있다는 말에도 정말 공감합니다.

+헛! 생각도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정확하게 짚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1년전쯤 봤던 다큐멘터리라 자세한 상황이 가물가물해서 사진설명에 베네치아라고 적어버렸네요. 레터는 내용수정이 불가능해서 나중에 따로 아카이빙을 하거나 기사 발행을 하게되면 꼭 고쳐서 적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