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무명’으로 통일합니다.


👤이말자 = 평소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딱 짚어주어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어요. 내 일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면 중요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넷 검색의 부실함에 대해서 제가 겪었던 일이 생각나요. 막 인터넷과 컴퓨터가 모든 가정에 보급되었을 때인데, 과학 선생님이 '비타민 결핍증'에 대해 조사해오라는 숙제를 내줬어요. 인터넷 검색을 하니 블로그 같은 페이지는 많이 나오는데 전부 각기병, 구루병 같은 단편적인 내용이었죠. 이건 아니다 싶은 때에 집에 있던 엄청나게 크고 두꺼운 영어 사전이 눈에 들어와 한 번 펼쳐보았죠. vitamin 을 찾아보니 웬걸, 비타민 종류별로 결핍증이 표로 정리되어 있는 거예요. 엄청난 내용이었고 그걸 적어서 갔죠. 숙제 검사를 하는데 저 외에 모든 반 아이들이 제가 인터넷에서 봤던 내용을 그냥 출력해서 왔더군요. 선생님은 다들 숙제를 잘못 해왔다며 혼을 내고 제 숙제를 칠판에 적고 다들 받아 적으라 했어요. 물론 선생님이 수업 준비를 해 왔어야 하는 부분이었는데 괜히 죄 없는 학생들만 혼난 일이라, 그 선생님에 대한 안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 있었는데 오늘 레터를 보고 나니 인터넷에 비해 사전이 얼마나 양질의 정보를 갖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체험한 사건이었네요. 돈과 시간을 들여 만든 정식 사전의 중요성을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집집마다 백과사전이 필수였는데 요즘은 그런 시절로는 돌아가지 못하겠죠. 대신 정부기관에서 연구비를 들여 공신력 있는 사전을 계속해서 편찬하고 무료 배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반대로, 나무위키는 사용자 누구나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는 무료 사전인만큼 정보가 방대하지만 공신력은 현저히 떨어지죠. 오히려 거짓 정보를 진짜인 것처럼 정성스럽게 적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저도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나무위키를 그대로 믿게 되더라구요. 나름 문해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저도 깜박 속을 때가 있는데, 아주 어릴 때부터 인터넷을 접하고 그 속에서 살아온 어린 세대는 어떨지 걱정도 됩니다. 어린 세대라고 하니까 생각이 났는데, 요즘은 정보 검색을 네이버 같은 포털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언제인가부터 제품 리뷰는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무조건 유튜브를 먼저 보고요, 그러다보니 점점 요리법, 음악, 인물 등등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부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요즘 어린 세대들은 활자보다 영상에 훨씬 친숙한 세대이니 앞으로는 정보도 텍스트가 아니라 비디오가 주류가 될 것 같아요.

⏩김스피 = 정말 인상적인 예시를 말씀해주셨네요! 우리가 통상 인터넷에 ‘모든 자료’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중 정말 나의 목적에 적합하고 검증된, 보기 쉽게 가치에 따라 분류된 자료를 뽑아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때론 종이 백과사전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는 것이겠고요. 말씀하신대로 빠르게 비디오 위주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는데, 매체를 불문하고라도 신뢰할 수 있는-가성비 높은-효율적인 ‘사전’을 계속 궁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공F맞은휴학생 = 평상시에 정말 다양한 것들을 검색으로 찾고 있지만 생각보다 양질의 정보가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집요하게 검색어를 바꿔가며 알고리즘에 나타나는 단서들을 놓치치 않고 조합한 뒤 다시 검색하면 비로소 원하던 게 나옵니다. (사실 그보다도 찾은 정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아서 문제이긴 합니다...) 이런 경험덕에 호기심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김스피 = 확실히 어떤 것이 궁금하다고 할 때 특정한 검색어, 언어로 검색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참사’에 대해 궁금하다고 했을 때 단순히 ‘참사’를 검색창에 넣는 것과 ‘Crowd Crush’ ‘엔리코 콰란텔리’를 검색했을 경우 나오는 정보의 밀도는 꽤 차이가 날테니까요.

👤Gregorio Kim = 거의 모든 정보를 검색을 통하여 얻고 있는 요즘의 상황을 잘 표현해 주셨습니다. 구글 맛집 가이드에 사진과 평점을 올리고 있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조회를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검색에 영양가가 없다고 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구요. 개인적으로 뉴스의 유료화에 대하여 절대 반대합니다. 왜냐면 뉴스란 물과 공기 그리고 햇빛과 같이 자연계에 주어진 공용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간 사회의 모든 불평등은 마땅히 모두에게 주어져야 할 것들을 누군가가 소유하여 권력이 되고 그 권력이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 핍박으로 작용합니다. 뉴스 속에 들어있는 각종 재료들은 마땅히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만 그 재료들에 접근할 수 있는 뉴스 자체는 앞으로도 더욱 더 공용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인류가 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한 희생과 헌신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스피 = 뉴스 등이 공공재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는 저도 많이 공감합니다만, 공공재가 되는 재료를 만드는 데 공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사회적으로 인식하고 지원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이 있습니다. 지난 레터에서 다루었던 <검색, 사전을 삼키다> 역시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