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무명’으로 통일합니다.
👤쫀도기 = 저도 김스피님과 같이 지난 국제도서전에서 '작가' 배지를 받았는데요, 왜인지 어깨가 으쓱하기도 하고, 그런 제가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지만 (마치 그 배지가 작가가 되고 싶은 은밀한 꿈을 상징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버릴 수는 없어서 서랍에 넣어둔 것이 생각났어요. 그후로 끄적일 생각보다는 읽을 궁리를 더 하고 있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까 읽기와 쓰기는 뗄 수 없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같이 해야 양쪽 다 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둘 사이에 '생각하기'가 반드시 필요하겠지만요.
⏩김스피 = 쫀도기님도 작가 배지를 받으셨군요! 왠지 버리기는 아깝고 해서 고민하다가 서랍에 넣어두신 것까지 찰떡같이 공감이 됩니다😂 저도 가끔 인스피아를 쓴다는 건 ‘쓰는’ 걸까 ‘읽는’ 걸까 고민하곤 하는데요. 어떤 회차에서는 쓰는 자아(?)가 더 커져서 책을 궁글려보기도 하고, 어떤 회차에서는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 배우고 싶은 마음에 읽는 자아가 더 커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꼭 인스피아 뿐 아니라 모든 글이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무명 = 책을 즐겨 읽는데, 항상 책의 질에 대한 독자로서의 고민이 있었거든요. 항상 무언가 기대보다 아쉬움이 남는 책들, 그냥 피상적인 사유만으로 채워진 책들을 사면 다음번에 책 자체에 대한 구매를 망설이게 되고 지출하는 돈도 줄고요. 하나의 기준을 두고 책을 재단할 수 없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 지점을 집어 말해주어서 속이 시원했습니다. ****이번 레터를 읽으면서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 생각났습니다. 최근에 정말 재밌게 읽은 독서법에 대한 새로운 철학의 책인데, 특히 서평가들이 책을 꼭 읽지 않고 서평을 작성할수도 있다는 사유에서부터 첨부하신 첫 번째 기사의 비평이 문학 없이 비평 자체로서 의미있다는 주장이 떠올랐습니다. 피에르 바야르는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들 각각의 필터에 의해서 변형되며 같은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한대도 사실은 다 다른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데, 오히려 이 지점에서 책을 매개로 개인의 창조성, 창의력이 생겨나며 독자가 창조자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얘기해요. 읽기라는 행위 자체에 대해 새롭게 고찰하는 책이라 이번 레터와도 맞닿은 점이 많았던거 같아요. 오늘 레터 너무 좋았습니다👍👍
⏩김스피 = 첫문단에 써주신 내용에 정말 공감합니다. 사실 책 자체를 읽지 않는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책은 무조건 좋다는 식으로 여겨지곤 하는데요. 정작 책에 조금씩 재미붙여서 이것저것 읽어가다 보면 말씀하신대로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더 좋은 책을 발굴하고 함께 읽고 소개하는 것을 통해 좀 더 시장에 눈밝은 독자들이 늘게되면 좋은 책이 그만큼 대우를 받을 수 있게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오! 피에르 바야르의 책은 굉장히 초반에 독서와 관련된 레터(링크)에서 다루었었는데 반갑네요 😃 이번 회차에 함께 붙여 읽어볼 생각은 못하고 있었는데 흥미롭게 잘 설명해주신 덕분에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다른 분들도 함께 읽어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추천 감사합니다!
👤전공F맞은휴학생 = 5번이나 보내시다니...작가가 많음을 표현하신 건가요?
⏩김스피 = 스티비 서버의 문제로, 예약했던 시간에 전송이 되지 않아 이후 여러번 보냈더니 뭉쳐서 한꺼번에 폭탄메일이 송부되었습니다. 저도 보내고 나서 네이버 메일함(테스트용으로 제 개인 메일함에도 인스피아를 한통 받고 있습니다)을 보니 현타가 오더라고요🗿(말씀하신대로 제목과 뭔가 싱크로가…) 자주 있는 사고는 아니라고 하니 앞으로는 조금 더 신경을 써보겠습니다.
👤효녀넝담곰 = 이번 회차를 보면서 조선의 책덕후 이덕무가 떠올랐습니다. 추운 겨울밤 홑이불만 덮고 자다가 논어를 병풍삼고, 한서를 펼쳐 덮고서 겨우 얼어죽기를 면했다는 찐광기 이야기가 유명한... 그는 조선의 가난한 책덕후입니다. 그의 궁색한 처지에 대한 글을 읽다보면 현대인으로서 가끔 부아가 치밀기도 하지만 이덕무는 서얼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았겠죠 (다행히 나중에 정조가 그를 중용합니다.) 여튼 그러한 가난 속에서도 결코 책을 놓지 않았던 집요함,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맑은 마음으로 책을 읽으려 노력했던 깐깐한 선비인 그가 저는 조금 무섭습니다. 그 점을 좋아하고요. 이번 화 재미있게 읽었어요!
⏩김스피 = 정말 ‘찐광기’라는 단어가 어울리네요🥶 저도 가끔은 생활비보다 책값이 더 나와버리곤 하지만(식사배와 디저트배가 따로 있듯이 생활비와 책값도 따로니까요…), 얼어죽거나 더워죽을 정도는 아니니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