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무명’으로 통일합니다.


👤월영 = 연휴 마지막 날 메일 함을 열어보고 반가웠습니다. 지난달에 메일이 안와서 ?? 이러던 찰라에 휴재 기간이었는지 이번 레터를 보고 알았습니다. 시의적절한 내용 덕에 여러가지 정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선의 평범성...이 부분이 신선했습니다. 역으로 요즘 화두가 우리가 안정적인 일상을 영위하는 데는 분명 정치적 이념적 어떤 편과는 별개로 자신의 직업윤리에 충실하고 성실한이들 덕분은 아닐까? 고민 중입니다. 가령 이번 내란사태에 대해 의견이 다른 이들(사실 참 받아들이기 어렵죠. 내란이 내란이 아니라는 분들을요)일지라도 그네들이 각자 생업의 현장에서 자신의 일을 해주고 있기에 내가 이렇게 큰 불편없이 살고 있는데..이 간극을 어찌해야하는가...요게 이번 레터에서 짚어주신 나찌시대 관련 책과도 연관이 있을 듯 싶어 책을 함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친 중에 변재원(장애인 불복종 저자이자 경향 필자)님께서 유럽 유학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공부를 더 하러 가게 된 사연을 페북에 올리고 계시는데..여러모로 생각꺼리가 많더라구요. 조금 식상한 주제일수 있겠지만 유학은 왜 가는가...이 부분도 한번 짚어주셨음 좋겠습니다. ++)왜 공중파 방송에서 연예인 가족들의 이야기를 봐야하는가..이게 한국적 상황인지 다른 나라도 그런 것인지 좀 궁금하긴 합니다^^ 개인적으론 한국의 어떤 출생률이나 결혼기피 이유 중에 하나가 연예인 가족들의 어떤 전형성에 대한 선망이 대중화 되는 것은 아닐까도 싶네요. 특히 부모 이름을 업고 나오는 자녀들에 대한 게 전 개인적으로 은근슬쩍 '계급 고착'화를 부르고 있는게 아닌가 싶구요.

⏩김스피 = 앗, 제가 레터의 마지막 부분에 짧게 공지를 했어서 휴재 공지를 못보셨었나보네요. 한달정도 휴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원래라면 밀린 업무들도 좀 처리하고, 상대적으로 못읽던 벽돌책 등을 모아서 읽으며 느긋하게(?) 지내보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휴재 직전 마지막회와 연재재개 회차가 각각 계엄다음날(12.4), 체포당일(1.15)이라, 몹시 뒤숭숭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선의 평범성’이라는 단어는 사실 꽤 전부터 한번쯤 키워드삼아 뉴스레터를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우선 지난 회차에 간략히 언급해보았습니다. 얼마전에 저는 유동우의 <어느 돌멩이의 외침>(링크)을 흥미롭게 읽었는데 (1970년대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중 하나였다고 하는데 저는 최근에 다른 책을 읽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 읽어보았습니다) 그 책에서도 ‘노조라든지 정치같은 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살던 한 상경 청년이 부당한 처우에 맞서 공장에서 노조를 만들고 온갖 고초를 겪는 내용이 등장하는데요. 대부분의, 아니 거의 모든 선을 행하는 사람들이 실은 그정도로 ‘별거 아닌 계기(문제 자체가 별거 아니라는 게 아니라, 거창한 대의에 대한 비장한 고려 없이도)’로 정의로운 투쟁에 나서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제 등 추천도 감사합니다. 연예인 가족(셀럽)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해외에서도 꽤 인기인 것 같긴 한데, 생각해볼만한 지점인 것 같습니다!

👤익명 = 너무좋았어요 정말 너무 좋았어요.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엄청난 파도가 몰려오는데 긴장을 놓아버려서, 괜찮겠지, 어떻게 되겠지, 생각하고 넋을 놓아서 어떤 모멘텀을 놓치게되면 두고두고 정말 큰 후회를 하겠구나. 어떻게든 막으려고 최선을 다해야하는 무엇이 있을 것 같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12월3일 밤 곧바로 국회앞에 달려갔던 시민들이 그랬듯이. 오늘 레터를 읽고 두려움의 실체를 또렷하게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까지 되리라곤 생각을 못 했어요.‘ 징후를 포착하고 늦지않게 행동하고 힘을 다해 저항하는 일에 대해 생각합니다. 고마워요김스피!

⏩김스피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최근 있었던,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일은…살면서 몇번 겪을 일이 없을 중요한 일인데요. 그만큼 저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모멘텀’에 대한 생각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기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시간이 많이 지나 나이가 들어도 그때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떠올릴 수밖에 없을만한 중요한 시기라고도 생각해요. 국가 역사 차원에서도 그렇겠고요(역사에 남을 사건이겠고요). 그렇다면 적어도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후회가 없을 선택을 해야겠죠.

사실 지난 레터(에세이)의 초입에는 ‘이 시국에 무슨 책이냐’라는 질문에 대해 별로 고민을 안했다고 단언하는 식으로(?) 쓰긴 했지만, 아직도 이렇게까지 현재 진행형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아도 될지 고민이 많기는 합니다…🥲 다만, 현 시국의 ‘사건사고’들의 진행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더라도 이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근본적인 문제라든지,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꾸준히 짚어보려 합니다. 그런 고민이야말로, 문제를 진정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일테니까요.

👤익명 = 최근에 토드 스트라써의 파도라는 소설을 읽었어요. 정말 그 사람들(나치)이 몰랐을까?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실험인데 실화 바탕이라는 게 놀랍던 전개였어요. 혹시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추천합니다. 요즘 악의 평범성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데 선의 평범성이라는 표현 좋네요. 미디어에서는 악이 매력적으로 그려지지만 사실 선이 다채롭고 매력적이라는 글도 생각나고요.

⏩김스피 = 오! 추천 감사합니다. 저도 나치 관련 서적들에 관심이 생겨서 틈틈이 읽고 있는데, 정말 재밌을 것 같네요. 바로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습니다.

선의 평범성 관련해서는 위의 답변에도 간단히 적어보았는데요. 한편, (매력적인 것과는 별개로) 악도 여전히 평범하고 한편 그 발현 양상(계기) 역시 다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최근 괴벨스의 평전?(링크) 앞부분을 읽으며 생각한 건데요(무려 1000페이지가 넘는 대왕벽돌책이라😂 아직은 아동~청년기(입당초기)인 1/4정도밖에 읽지 못한 상태긴 합니다만…괴벨스가 사실은 장애로 인해 어려서부터 느낀 깊은 소외감을 책을 골똘히 읽는 것을 통해 극복하고, 젊은 시절 여러편의 소설, 희곡까지 썼던 문학청년이었다고 하더라고요. 1차대전 이후 잠깐 은행일을 하면서는 남들이 다들 뒷정보로 부당이득을 챙길 때 그들을 경멸했다고 하고요)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가 복잡하기 때문일까요? 그렇다면 결정적으로 ‘갈림길’을 만드는 것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집니다.

👤익명 = '책은 원래 굳이 읽는 것이고, 틈새를 비집어 내서라도 읽는 것입니다. 내 안에 도저히 풀리지 않는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욕망에 의해 북받쳐 읽을 때 - 가장 절박하게 읽게 됩니다.'라는 문장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사실 저번 뉴스레터를 못읽었는데, 그때 시국에 대한 주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 시국에 대한 궁금증에 '가짜 뉴스' 관련 책을 3권 빌려놨지만 전혀 읽지 않았습니다. ^^; 김스피님 말대로 책이 '절박함을 갖고 굳이, 틈새를 비집어' 읽어야 하는 것이라면 저에게 독서는 그다지 절박하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 그럴 때만 책을 읽는다면 독서는 내 인생과 더 멀어지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좋은 인사이트로 꽉꽉 찬 이번 뉴스레터를 다 읽고, 21년부터 뉴스레터를 해오셨다는 그 꾸준함에 탄복하며 김스피님은 도대체 어떤 분이실지 궁금했습니다. 마침 쓰신 책이 있다기에 읽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 꾸준함을 본받아, 책 한권을 다 읽지 못하더라도, 매일 한 문단, 한 페이지라도 뭔가 인상적인 글을 읽으면 생각을 남겨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매일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길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매일의 소소한 '꾸준함' 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글쓰기 공부를 하시는지" 저도 궁금하니 꼭 다뤄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