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편지를 읽고 소중한 감상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간 레터에 분량 문제로 짧게 소개하면서도 좋은 감상들을 충분히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해당 회차 레터에 관한 일부 의견들을 선정해 아카이빙해보고자 합니다.(이전 회차들에 대한 의견들도 조만간 아카이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잘 읽었다” 등의 짧은 감상 혹은 개인적인 지지의 말들도 항상 굉장히 감사하게 받아보고 있고 큰 힘이 됩니다.

-닉네임을 남겨주시지 않은 경우 ‘익명’으로 통일합니다.


👤bogosipu = 매번 답장을 드리진 못하지만, 늘 읽고나면 달콤 쌉쌀한 고급 다크초콜릿을 먹은 듯 뒷맛이 은은하게 남는 느낌입니다. 수익이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 지지 않는 공공부문의 조직이라 할지라도, 사회적 가치 창출+기여에선 어느 정도 '진짜 일'에 가깝긴 해도, 진심이라는 측면에선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 진심을 너머 '조직'과 '상사'의 진심이 더 우선시 될 때가 많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직 구성원으로 일하면서도 '진심'을 지켜내며 일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보내주신 이벤트 도서 <인생 처음 세계사 도서> 잘 받았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 응모하고 잊었는데, 깜짝 선물로 받으니 더 기쁘네요~! 더운 여름 건강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날 보내셔요~!

⏩김스피 = 잘 읽어주시고 답장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회차에서도 한 편의 글로 해찰을 해보고, 또 이전에도 노동 관련 회차들을 통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실은 ‘일이란 무엇인가’ ‘즐겁게, 의미 있는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조직 전체적인 차원에서는 얼핏 공공선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시스템이나 권위 등의 문제로 오히려 역효과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고요. 물론 시스템의 문제만이 아니라 개인의 문제도 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관련해서 조만간 꼭 다루어보고 싶습니다. - 조직 구성원으로 일하면서도 ‘진심’으로 일하는 것은 운이 따라야 하고 또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만약 개인이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어느정도 ‘가욋일’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제가 신간 서평을 쓰면서 읽은 책이 한권 있는데요. 미국 응급실 의사가 쓴 에세이(<나는 어떤 죽음에도 익숙해지지 않는다>)인데, 이 책에서 저자는 수익성만 생각하고 환자들을 인간으로 대할 수 없는 조직/의료시스템의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한 의료보조원(병원 서기)에 대해 이야기한 대목이 왠지모르게 인상깊어서 옮겨적어두었었는데요. 짧게 옮겨봅니다.

"서기인 다니엘라는…위계라는 개념 자체를 거부해서 내 친구가 되었다. 병원의 예법을 무시하고 그녀는 우리가 처음 본 날부터 나비 박사님 대신에 내 이름을 부른다. 나는 그녀가 발휘한 자립정신에 감탄했고, 지루하고 답답한 모든 것을 혐오하는 공통점을 알아보고 우리는 친해졌다. 다니엘라는 무엇보다도 환자들을 보살폈다… 그녀는 종종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실제 맡은 책임을 피해갔다. 그녀가 사라졌다면 그녀가 환자실에서 양말을 갈아신는 노숙자 환자를 조용히 돕거나 노인 환자가 더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저녁 쟁반에 담긴 음식을 작은 조각으로 자르고 있다는 걸 나는 알았다. 그녀는 종종 상사들과 문제를 일으키곤 했는데, 상사들은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며 그녀가 나쁜짓을 했다고 질책했다. 우리가 모두 그녀처럼 과감하다면 세상의 기대에 맞서 우리가 모두 옳은 일을 한다면 세상은 훨씬 더 나은 곳이 되리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다니엘라는 자기 직업에 서툴렀지만 인생의 전문가였다. (<나는 어떤 죽음에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중 p.108)"

물론 진짜 일을 하기 위해 반드시 조직과 불화할 필욘 없겠지만(요령도 중요하겠죠), 요새는 새삼 시스템보다도 개인의 결심과 역량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맥락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워낙 관심이 깊은 주제라 조만간 관련 이야기도 레터에 다루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s.책을 받으셨군요 ^^ 즐거운 독서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디오PD = 깊은 감동으로 인스피아를 읽고 있는 한 독자입니다. 매번 정독하지는 못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읽은 진짜 일의 두가지 조건 글이 너무 와닿아 피드백을 드립니다. 사실 제목이 너무 꽂혀서 정독한 것도 있는데요. 저는 라디오방송사에서 일하는 피디입니다. 몇년전 제가 제 '업'에 대해 에세이를 쓸수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문학수첩이라는 출판사에서 직업에 대한 에세이시리즈를 시작해서 지금도 출간이 되고있고 이 시리즈 중 한권이었습니다. <당신과 나의 주파수를 찾습니다, 매일>이라는 제목으로 냈었지요. 여기서 제가 쓴 구절이.. 오늘도 내가 만든 방송이 세상에 어떤 이로움을 한 줌이라도 더했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사라디오방송 제작하던 시절, 매일 퇴근하고 집에 가면서 저는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라디오, TV, 유튜브까지 방송이란 방송이 넘쳐나는 지금, 나는 몸을 갈아넣어 세상에 결국 쓰레기한줌을 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죠. 오히려 텃밭에서 누구 입에 들어가 영양분이 되줄 야채를 키우는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밑바닥 인생>을 바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번 주제인 '진짜 일'이 비생산적이라서 아무도 고민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저처럼 바로 그 주제를 깊이 고민하는 독자가 있다는 걸 꼭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어 정말 반가웠고 이 주제에대해 관련 책과 통찰을 얻어갈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김스피 =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 예전부터 뉴스레터를 쓰는 일이 라디오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다중을 향해 이야기하지만 - 쓰는 사람(화자)도 읽는 사람(청자)도 어느정도는 1:1 소통의 상황을 상상하며 쓰고 읽는다는 점에서), 그래선지 왠지 내적친밀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에세이에 쓰셨다는 - “오늘도 내가 만든 방송이 세상에 어떤 이로움을 한 줌이라도 더했는가?”라는 구절은 저도 정말 공감이 되네요. 실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고민입니다만, 예전에 기사를 쓸 땐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되고 스스로 시무룩해지기도 하고 많이 부족함을 느끼기도 했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1.진심]을 담아도 수많은 정보들 사이에 원오브뎀이 되어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내가 원했던 [2.사회적 가치]를 달성하진 못하게 되는 거니까요…그래서 기본적으로는 가치있는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라디오PD님처럼 진심을 담아 계속 궁리하는 콘텐츠 생산자들이 많아진다면 무언가 아주 조금이나마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이고요.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세상에 먼지만한 선의라도 더할 수 있도록 힘내보아요!💪😼

👤쿠로키 = 무엇이 진짜 일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인상 깊었습니다. 다양한 사례(조지오웰의 책,에세이, 기사 등)들과 엮어서 풍성하게 엮어주셔서 풍성하며 독창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짜노동> 책 한 권을 읽은 것보다 이 레터에서 더 의미있는 통찰을 얻었네요.

  1. 진짜 노동이란 1) 진심을 담는 것 2)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특히 진심을 담을 수 있으려면, 물리적 여건이 받쳐주어야 한다는 점에 무척 공감이 되었다. / 2. 각주1에서 진심을 다해서 일을 하는 것은 '일의 속성'이 문제가 아니라 '강도'가 문제라는 말이 무척 와닿았다. / 3. 각주에 링크해 주신 급식실 기사도 읽었는데 현장 분위기가 생생하게 느껴지고 급식실 환경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방송 <추적60분> 프랜차이즈사업에 대해서 다룬 내용. 본사는 이득을 보고 자영업자는 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외식프랜차이즈 본코리아, 아모레퍼시픽, 편의점 등)를 짚은 내용이 유익했습니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자영업자들이 프랜차이즈를 하다가 망했을 때 그들이 본사 지침을 따르지 않았거나 게으른 것이 아니라,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

⏩김스피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짜노동>보다 의미있는 통찰을 하셨다니, 생각의 계기를 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한겨레21의 급식실 노동 시리즈는 계속 연재를 하고 있는 것 같던데, 읽으면서 굉장히 생각이 많아집니다…비록 당장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뀔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좀 더 가치있는 것을 고민하고 궁리해가며 현상을 바로 읽으려고 노력해간다면 기만적인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을 조금이나마 저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 못봤는데, 추천 감사드립니다! 안그래도 요새 <연돈볼카츠> 관련해서 기사와 유튜브를 보면서 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했는데 보면 참고가 많이 될 것 같습니다.